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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정원사 안나 Oct 11. 2024

AI가 글을 써주는 시대, 글쓰기는 무슨 의미가 있을까

당신의 노동을 줄여 줍니다. 



얼마전에 안국동에서 하는 오프라인 사진 수업을 들으러 갔다. 매주 토요일 아침마다 고즈넉한 안국동으로 소풍을 가는 기분이었다. 소규모로 하는 수업이라 참가자분들끼리 서로 대화를 많이 나누고 끝나고 식사도 하면서 많이 친해졌는데  그 중에 한분은 ai 로 글쓰기를 해 주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 스타트업 창업자였다. 이름은 Authentic toolkit. 그가 해 주는 것은 창작자들이 자신만의 문체로 표현할 수 있도록, 자신만의 문체를 살려서 정말 그 사람이 말해주는 것 같은 글쓰기를 돕는 서비스였다. 참가자분들께 서비스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기회가 되어서 4명의 참석자들이 모두 이 서비스를 썼는데, 소상공인, 크리에이터로서 SNS 를 운영하고 있던 이들은 이 서비스를 써보고 모두 눈이 뒤집어지도록 놀랐다. 


마치 내가 쓰는 글 처럼 너무나 친근하고 다정하게, 독자들에게 대신 이야기를 해 주기 때문이었다. 이 서비스의 원리는 나의 계정을 입력하면 그 계정에 써 놓은 글들을 분석하여서 나만의 문체로 글을 써준다는 것이다. 서비스명이 Authentic Toolkit  인 이유도 다른 누구의 글이 아닌 나의 글을 가장 잘 파악하여 정말 내가 쓰는 것 같은 그런 글을 써주기 때문이었다. 참가자분들은 언제나 귀찮은 일이었던 SNS 글쓰기를 Authentic Toolkit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만족도는? 최상! 


요즘 많은 업체에서 글쓰기가 영업사원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서 파는 개인들이 많아지고 있고, 이들이 영업과 마케팅을 하는 방식은 상당부분 온라인 글쓰기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 블로그, 링크드인과 같은 플랫폼은 사진도 올리지만 글로서 주요 메세지를 전하고 이런 글들은 24시간 검색하면 뜨고, 잠자면서도 돈을 벌게 해 준다는 말그대로 패시브인컴을 가능하게 해 주는 영업사원과 같다. 


문제는 이런 일에 시간이 너무 많이 소비된다는 것이다. 보통 일반 회사에서는 영업사원을 별도로 따로 둔다. 과일을 파는 가게라고 해보자, 영업사원이 “가을철에만 잠깐 맛볼 수 있는 홍로가 나왔습니다. 맛있어요~” 라고한번  이야기 하고 하루 종일 가만히 있지 않는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한번씩 들리게 다시 이야기 하고 또 다시 이야기하고 멘트도 조금씩 바꿔가면서 설명한다. 온라인 상에서의 영업도 마찬가지다. 글을 한번 써 놓고 가만히 있으면 내가 쓴 글은 점점 검색에서 하단으로 내려가게 되고 사람들은 새로 올라오는 새로운 소식들을 접하느라 나의 이야기는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가게 된다. 온라인 플랫폼 상에서의 노출은 얼마나 글을 자주 올리는지와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포스팅을 해주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이는 물건을 파는 사람들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강의나 클래스를 주 업으로 하고 있는 주변인들도 자신이 활동하는 모습을 꾸준하게 노출 시켜야 또 다른 강의 요청으로 기회가 연결되기에 포스팅을 게을리 하면 안된다. 


기업이라면 영업사원이 따로 해야 할 일을 1인 기업들, 소상공인들은 직접 다 해야 하기에 글쓰는 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되면서 정작 해야 할 일에는 집중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하곤 한다. 나 같은 경우도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글쓰기는 언제나 부담이었다. 브런치 글쓰기와 달리 블로그와 인스타는 자체 홍보 역할이 강했고, 내가 하는 일을 홍보하는 보조 역할을 하는 도구였는데 그곳에 쓰는 글을 쓰느라 다음 책을 쓰지 못하고, 강의 준비를 못하고, 홈페이지 관리를 못했다. 


AI는 이런 글 노동에서 우리를 해방시켜 줄 것이다. 다만 그렇다면 인간이 하는 글쓰기는 의미가 없어지나? 작가라는 직업은 사라질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작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 남을 것이라고 대답하고 싶다. 왜냐하면 ai가 반복적인 글쓰기를 대신해 주지만 내 생각을 모두 대신해 주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작가로서 글을 쓸 때 내가 쓰는 문장의 일부를 누군가가 대신 채워준다면 마음에 들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내가 쓴 문장도 볼 때마다 수정할 부분이 보여서 계속 손대는 게 작가인데 아무리 AI 가 출중한 능력을 가졌다 하더라도 나를 대신해서 써준다면 바꿔쓸 부분이 계속 보여서 결국 손을 다 대게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글쓰기는 읽는 사람을 위한 기능도 있지만 쓰는 사람을 위한 기능도 있다. 우리는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생각지 못한 결론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앞으로의 글쓰기는 독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쓰는 사람을 위한 행위로 남지 않을까 싶다. 쓰면서 사고가 확장되고 두뇌가 활성화 되는 이유, 다르게 표현하자면 글쓰기는 뇌의 근육운동과 같은 기능을 하기 때문에 인간은 AI가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글쓰기를 하게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또한 작가가 정성들여 쓰는 정교한 글쓰기를 알아보고 매력을 느끼는 독자들도 분명 있을테고 말이다.  


AI 가 글을 쓰는 시대, 우리는 ai를 똑똑한 비서로 잘 활용하되 나를 위한 글쓰기의 유용성도 잊지 말아야 하겠다. AI 는 인간이 아니며 결국 AI를 사용하는 것은 인간이라는 점도 잊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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