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잡문

잡문 120 - 혼자 산다는 것은

by 백홍시

혼자 산다는 것은

열심히 맥주를 들이붓다 안주 가지러 가는 길에

간밤에 다이어트 하겠다며 바닥에 널브러트려 놓은 폼롤러를 밟고 넘어져도

아무도 일으켜주지 않고

누구도 괜찮냐 물어주지 않고

술에 취해 같이 웃으며 넘어가 주지도 않아서

결국 아야야 하고 혼자 머쓱히 일어나

접시에 아몬드 몇 알을 담아다 와서

조용한 방 안에서 오독오독 소리만 내며

한 손으론 멍이 든 무릎을 소리 없이 문지르는 일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잡문 119 - 어느 도시의 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