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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진언 Nov 30. 2021

무제

버스를 타고 있다

누군지 모를 사람들과

누군지 모를 너와

어딘지 모를 곳으로 가고 있다


희미한 얼굴 속

선명한 기억들을 남긴 채

몇 개의 정류장과 얼마간의 시간을 흘려보낸다


어디로 가는지 알 순 없지만

어디로든 가야 한다고 너는 말했다


내려야 하는데

그림자를 밟았다


다만 살아보려 했을 뿐인데

무심히 애쓰는 마음이 아프다


그림자가 점점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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