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이모가 화원을 운영하셨다.
흔히들 알고 있는 비닐하우스에
가득한 습기와 은은하게 풍겨져 오는 흙과 풀내음.
그리고 잘 진열된 분재들.
어린 마음에 이모와 이모부를 도와 무언가 해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항상 뭐 도와드릴까요?라고 질문하면
언제나 돌아오는 답변은 같았다.
잡초나 뽑아.
잡초는 참 특이했다.
매일같이 뽑았는데도 다음날이면 또 자라 있다.
분명히 뿌리까지 잘 뽑아냈다고 생각했지만
분재들 사이를 오가며 잡초를 뽑아내 보면
뽑힌 잡초가 어제만큼 나온다.
관리가 소흘해지면 그 잡초는 어느새 삐쭉 자란다.
삐쭉 커버린 잡초의 뿌리까지 뽑으려다
분재에 심긴 나무가 상하기도 한다.
누가 심는 것도 아닌데 관리하지 않으면 항상 어디선가 자라고 있다.
분명 잡초가 자랄 환경이 아니었고,
잡초를 심지도 않았다.
누가 의도하지도 않았음에도
잡초가 자라듯 돌아서보니 벌써 키가 삐쭉 자라 있다.
분재조차 심기지 않은 방치된 척박한 흙이라고 생각했는데
자랄 것이 없다고 분명 확신하고 있었음에도
잡초는 어느새 커다랗게 자라 있다.
심지어 그 잡초에는 이름 모를 예쁜 꽃도 피어있다.
괜스레 예쁜 꽃에게 미안해진다.
이렇게 꽃이 필 땅이 아닌데.
예쁜 꽃이 피어난 잡초.
더 이상 잡초가 아니게 되었다.
어떻게? 왜?라는 질문만이 끊임없이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