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진하다못해 잘 속는 사람들
어릴 적 집에선 그렇게 착하기만 해서 이 험난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거냐면서 걱정섞인 말들을 자주 늘어놓으셨다. 착하게 살기를 바라면서도 순진하게만 살진 않았으면 하셨나보다.
그때는 가족이니까, 집에서 보내는 시간보다는 학교나 친구들과 지내는 시간이 더 많으니까 나에 대해 잘 모르고 하시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도대체 얼굴에 어떻게 써 있는 걸까. 세상물정 모름?
부동산 다닐 일이 많은 요즘, 부동산 중개사분들은 열에 아홉이 걱정으로 시작하여 걱정으로 끝난다. 나름 자리에 대한 공부도 많이 하고 준비를 잘 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부동산만 가면 한없이 작아진다. 어르신의 훈계를 듣거나 상담을 해주시기도 하는데, 여전히 나아지질 않는다.
세상은 분명 여러가지 색을 품고 있음에도 나와 같은 색일거라고 착각하게 된다. 품었던 기대는 실망감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한번 풀린 맥을 다시 잡기가 쉽지 않다.
세상은 오늘도 덧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