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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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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적 Oct 23. 2018

계획대로 살아질 인생이었으면

무계획이 계획인 계획가들

계획을 세우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역시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아야 더 재미있다. 그렇기에 열심히 계획을 세우지만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길 바라고 있다. 매순간이 계획을 세움과 동시에 딴 생각이다.


아침에 회의를 할 계획으로 카페를 가는 길이었는데 아파트 단지내 붉게 물든 단풍을 보며 한번 마음이 흔들렸고, 잔디밭에 버려진 오래된 가구들을 보는 순간 계획은 수정되었다. 그 길로 좁은 집에 둘 가구들을 고르고 골라 잘 닦아 들이고, 단풍놀이를 할 계획으로 강화도로 향했다. 하지만 서쪽으로 가면 갈수록 하늘은 미세먼지로 뿌옇게 휩싸였고, 야외보다는 실내로 찾아 들어갔다.


저녁은 광화문 뒷편에 있는 고깃집에서 삼겹살을 먹었다. 북촌을 둘러보고 나서야 하루의 일정이 모두 마무리 되었다. 오늘 하루에 일어났던 일들 중에 계획한 일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그럼에도 난 내일 계획을 생각한다. 계획을 염두해야만 무계획에 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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