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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의서점 Nov 09. 2018

10년을 해 본다는 것

- 10년은 그것을 사랑해 보겠다는 의지의 표현 아닐까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맘속으로 응원하던 동네 서점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었다. 가봐야지 하면서도 못 가보았고 우리의 인연은 그렇게 SNS상의 인연으로 끝날 것이다. 서점 주인들은 다들 마음으로 남의 서점을 응원한다.  서점을 시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유지하는 것은 어렵기에, 남들이 계속 해 나가는 모습만 보아도 힘이 된다. 우리도 그렇게 해볼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어느 날은 손님이 너무 안 와서 SNS에 이러다 서점 망하겠다고 썼더니 지인이 그러지 말라고, 징징대는 것은 안 좋아 보인다고 했다. 퍽 맞는 말인 듯 하여 이후로는 징징을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운영의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문을 닫을 동네서점도 SNS로 보기엔 의욕적으로 잘 하고 있어 보였다. 그래서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갑작스럽고 아쉽게 느껴진 것일 게다. 정확한 사정은 모르지만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어서’ 닫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에는 경제적인 문제를 빼 놓을 수가 없을 것이다. 밤의서점도 겉보기엔 우아하고 먹고 살만 해 보이지만, 동네서점에 먹고 살만하다는 것은 없다. 다들 서점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올해도 밤의서점 10년 다이어리가 나왔다. 작년에 이어 정성 들여 만들었다. 성미 급한 나는 10년을 기록한다고 생각하면 아득하기만 하다. 그런데, 또 인생을 돌아보면 10년 넘게 꾸준히 해 오고 있는 것들이 의외로 많다. 인생의 덕질이나 진지한 취미생활이나 오래 오래 알고 지내는 친구들이나 다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 자신은? 나는 왜 밤의점장이 아니고(응?) 하필 나로 태어나서 나와 헤어지지도 못하고 평생 사는 것일까. '자기애는 평생의 로맨스'라고 오스카 와일드가 말했었다. 그는 자신이 너무 사랑스러웠는지 알 수 없지만 대부분 자신과의 로맨스는 지긋지긋한 사랑일 것이다. 싫다고 안 볼 수도 없는 끔찍한 사랑이다.

 밤의서점 다이어리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십 년간 매일매일 적어도 좋겠다.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가 자라나는 10년간 한 줄씩 적어도 좋겠다. 반려동물이 있다면 애정을 담아 한 줄씩 써도 좋겠다. 신앙이 있다면 매일 바라는 내용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적어도 좋겠고 감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매일 감사의 일을 적어도 좋겠다. 꿈 일기든 요가일기든 그 무엇이든 맘대로 쓸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나, 맘에 안 들지만 돌아보면 가엾고 또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나에 대해 적어보면 좋겠다. 조급해하지 말고 하루 한 줄씩 말이다. 그러면 10년 후에는 나라는 단 한 권의 책이 생기게 될 것이다. 그 책은 아무도 내게서 가져갈 수 없는 내면의 기록이다.


 사랑할 만한 대상에 대해서 영원을 약속하지만 그 약속은 얼마나 깨지기 쉬운지 우리는 안다. 하지만 나중엔 변하더라도 영원을 약속했을 그 때의 마음만은 부정할 수 없다. 그 마음은 거기 실재해 있었다. 마찬가지로 10년은 해 보겠다는 마음을 가지는 것은 10년은 마음을 다하겠다는 의지이다. 이제 다른 대상이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해 10년은 더 사랑해 보겠다는 약속을 해 보자. 십 년 다이어리에 매일 한 줄씩 써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밤의서점을 시작할 때 적어도 10년은 해 보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고백하자면, 이 글은 밤의서점 다이어리를 많이 사 주시면 밤의서점이 적어도 10년은 해 보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을 쓰기 위해 길게 징징거려 본 글이 맞다. (By 폭풍의 점장)


강조: 밤의서점 다이어리를 구매하시면 서점 운영에 큰 도움이 됩니다. 사양 소개와 구매 링크는 다음과 같습니다.


10년 다이어리 사양: https://twitter.com/librairie_nuit/status/1059346846324154368?s=12

1년 다이어리 사양: https://twitter.com/librairie_nuit/status/1059432403888820224?s=12

구매폼: https://goo.gl/forms/sEbUqcK7tzGEcoC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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