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 나는 괜찮아

사실은 너무 힘들어

by 쏭긍정

동생의 첫 발작.. 엄마아빠의 걱정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지역의 병원들을 찾아다니며

검사를 했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차라리 원인이라도 알면 좋을텐데

그렇게 엄마아빠의 마음은 타들어갔다.


항상 웃던 우리 아빠.

아빠의 얼굴이 패이기 시작했고

얼굴에서 웃음을 볼 수 없는 날이 많아졌고,

엄마의 병원비 걱정이 시작되었다.


11살. 어리지만 눈치는 빤했던 나는

집안의 변해가는 분위기를 누구보다 빨리 감지했다.


돌아보면 동생은 또래들 보다 느렸다.

같은 학교를 다녔던지라

준비물을 까먹어놓고는

우리반에 찾아와서 나에게 징징댔다.

그러면 나는 반 친구들에게 빌려서

동생에게 주고는 집에와서는 한껏 짜증을 부렸다.


학교에서 내주는 가족신문 만들기 숙제도

동생껀 항상 엄마아빠가 달라붙어 함께 만들었다.

나는 나 혼자서도 잘하니까

툴툴거리면서 알아서 만들었다.


동생이 미웠다.

나의 모든것을 빼앗아 가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동생은 얼굴도 이뻐서

밖에 나갈때마다 나는 동생과 비교당하기 일쑤였다.

그래서 동생을 더 미워했었고

질투했었다.


그래도 적어도 그때까지는

짜증이라도 낼 수 있고

툴툴 거릴 수 라도 있었고

한껏 미워 할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날 이후부터는,

짜증도 내지 못하고, 툴툴 거릴 수도 없었다.

나보다 우리 엄마,아빠가 더 힘드니까.

그리고 내가 미워해서

동생이 아픈것 같다는 죄책감 때문에..


그때부터 나는 내 감정을 삼키기 시작했고

내 스스로보다는 주변의 누군가를 돌보는데 익숙해졌다.


11살.

내가 뭐든 괜찮은 아이가 되기 시작한 나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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