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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 인생의 일인자 Aug 11. 2023

왜요?

아니 니가 전화했잖아??

올해 아들이 초등학생이 되었다.

맞벌이 부부들은 1학년이 되면 의례히 자녀들에게 폰을 사주는 걸 보았다.


우리 아들은 혼자 등교를 하고, 방과후를 하고 태권도를 하고 하원차량을 타고 집에 와서 굳이 통신수단을 사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제 방학이 되고 혼자 등교해서 방과후 수업을 연속으로 하고 태권도를 갔다가 여러 곳을 혼자 다니게 되어서 "과연 이 아이가 잘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가끔 들었었다.


"스마트폰은 최대한 안 사줘야지~~~ 3학년이 되면 사줄까?" 고민을 좀 하다가 "알뜰폰 요금제가 저렴하고 혼자 외출을 할 때만 폰을 들고 가게끔 해야겠다'라고 최종 결정을 내렸다.




이제 너도 폰이 생겼어~ 하면서 폰을 건네주니

지도로 이곳 저것을 찾아보고 구글에 "무료게임"이라고 검색어를 쳤는데 만족할만한 것이 안 나온 듯하다.ㅋㅋㅋ



옆에서 피식 웃으면서 뭘 하는지 계속 보다가 아빠, 할머니, 이모, 할아버지의 연락처를 저장해 주고 전화 거는 방법과 문자 보내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아들 친구번호를 하나 알려주었는데 둘이서 영상통화를 하고, 끊고 바로 걸고 하면서 엄청난 통신 소모전을 벌였다.ㅋㅋ



그런데 할머니가 그게 귀여웠던지 수시로 아들에게 전화를 걸고, 익숙해진 아들도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걸고 안부를 묻는다


그런데 병원에 누워계신 할아버지께 "할아버지 어떻게 됐어요? 왜 그랬어요?"라고 너무 예의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묻거나 본인이 전화를 걸어놓고 "할머니 왜요?"라고 묻는 이상한 시추에이션까지 보고 있자니 웃음이 절로 난다.


할머니가 우리 집에서 아들이 1학년이 될 때까지 손과 발이 되어 주시다가 갑자기 할아버지 병시중을 드느라 한 달간 떨어져 지냈는데 사랑의 폰으로 할머니와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통화를 하는 모습이 귀엽고 보기 좋다.


얼마 전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2주간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실험을 했는데, 전전두엽이 활성화되어 인지 수준이 유의미하게 올라갔다는 연구결과를 보았는데 우리 아들 스마트폰 지혜롭게 잘 써주길 바래본다. 일단 타임리밋 30분이야~~^^



오늘은 아들이 너무 귀여워서 쓰는 글~^^ 태권도 합숙하러 가서 자고 오기에 지금 옆에 없어서 더 귀여워서 잘 써지는 글^^


사랑하고 축복해~~ 너는 정말 스페셜한 귀염둥이 천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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