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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 인생의 일인자 Oct 30. 2023

걷는 여자

어싱스타


  아들의 자폐가 심해지고 있었다. 아들은 태어나서 바로 죽는다는 시미타신드롬이라는 심장병으로 9년을 버티며 살고 있었다. 아이가 자라면서 순한 모습은 사라지고 자폐로 인해 소통이 어려워지니 소리를 지르고 악을 쓰고 자신을 손등을 무는 자해 하는 모습들이 발견되었다. 식당에 가서 음식이 빨리 안 나오거나, 핸드폰을 하고 싶거나, 배가 고플 때 소리를 지르고 발을 동동구를 때마다 내 심장은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아 이렇게 공황이 시작되는 것이구나~ 그렇게 느낌이 왔다.
  22년 여름날 친구의 추천으로 영화배우 하정우의 “걷는 남자”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하정우는 일부러 걷는 사람이었다. 일부러 약속장소에 가는 시간을 계산해서 차를 타기보다 몇 시간을 걸어서 약속장소에 도착하고, 여행을 가서 하루종일 걷고, 팀을 만들어서 국토대장정을 할 정도로 걷기 마니아였다. 걸으면 마음이 정리되고, 걸으면 정신이 비워지고, 책을 읽으면서 든 내 최종 결론은 “걷는 건 근사하구다, 걷는 건 쓰레기를 비우러 가는 것이구나”였다. 그래서 하정우가 마약루머가 있다고 해도 절대 믿지 않는다고 한다. 하루종일 걷는 강철멘털의 사람이 마약을 할리 만무하다는 것이었다. 나도 이에 동의하는 바이다.
 외향적인 나는 매일 친구들을 만나서 그들과의 시간을 통해 내 에너지를 채워갔었다. 카페투어를 하거나 맛집을 가고 좋은 경치를 보면서 힐링하고 채웠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다른 사람의 시간을 사용하기에 한계라는 것이 있었고 때로 친구가 만나주지 않을 때는 거절감에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하정우의 책을 읽은 이후로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법을 알게 되었다. 저녁밥을 먹고 운동화끈을 질끈 묶고 “나 쓰레기 버리고 올게”라고 말을 한 뒤 성큼성큼 걸으러 나가게 되었고 걸으러 나갈 때 시원한 바람은 마치 내가 영화배우 하정우가 된 듯한 착각을 주었고, “그래 내가 하정우다”라고 마음속으로 되뇌이며 멋진 모습을 상상하게 되었다.
  걸으며 주변을 돌아보게 되었고, 나의 걷는 두발을 보게 되었고, 바람을 통해 느껴지는 감각에 집중하게 되었고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법을 배웠다.
  걷거나, 뛰거나,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바느질을 할 때 무엇엔가 몰입할 때 정서는 안정을 얻고 이런 행위들을 통해 치유가 되는 듯했다. 실제로 이러한 감정을 주변 선배님들과 나누었을 때 “완전 동감 한다”라는 말들을 들을 수 있었다.
 나는 걷기를 하고 맨발로 걷는 어싱을 알리며 그렇게 공황장애를 극복해 나갔다. 자율신경계 불균형이 심해 아들이 조금만 화를 낼 것 같아도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는데 이제 단단해져 가는 내 모습을 보면 일등공신은 걷기와, 어싱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걷고, 감사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 그리고 물건 하나를 매일 비우는 것, 이런 일련의 작은 행동들이 내 삶을 완전히 바꾼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제는 이런 챌린지들을 이끄는 리더가 되었다.
  걷는 모임, 운동하는 모임, 어싱 클래스, 5개 루틴을 수행하는 챌린지 등 나는 내가 아는 것을 나누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에 맞는 처방을 내린다. 일단 감사하고 걸어라, 그것이 당신의 힘든 마음 정리를 해줄 것이며, 걸으면서 떠오르는 수만 가지 생각들이 걷는 행위 안에 사그라들 때 고요함과 평온함을 느끼게 될 날이 올 것이다. 친구와도 걷는 것도 좋지만 꼭 혼자서 걷거나, 뛰어라, 꼭 혼자 독서하고 글을 써보아라. 당신의 걸음걸음이 당신을 변화시키는 가장 좋은 약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일단, 언니들 걷기부터 해요~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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