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도 좋다, 저 책도 좋다. 이건 필독서다. 이거는 사야 해~~ 이런 책들이 너무 많아서 책장을 정리했는데 왜 지금 화장대와 내 발밑에까지 책들이 쌓여있는 걸까?
그리고 내 전공책도 사야 하고, 스터디 책도 사야 하고, 또 서평도 써야 하고 아무튼 지금은 뒤죽박죽이다.
일단 지금 내 눈앞에 제일 먼저 보이는 책은 “당신은 이미 브랜드입니다.” 네~ 맞습니다. 맞고요 저는 브랜드지요. 아주 대단한 브랜드예요. 그리고 오른편 발아래 보이는 책 “ADHD 우리 아이 어떻게 키워야 할까?” 치료사로서 새 책이 나오면 읽어두고 부모님들께 추천하고, 연구소에 비치해야 하니까 사긴 했는데, 내가 먼저 읽어야 비치를 하든 할 거고.. 지금 책 꼴들을 보니 내가 ADHD구먼... 하하하
보고 싶지 않지만 꼭 봐야 할 것 같은 책들, 학회지, 다이어리류, 붉은색 푸른색 핑크색 아주 난리들이 났다. 내가 글을 써야 하기에 좋은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말을 나는 이해는 한다. 내가 석사 논문을 쓸 때 교수님이 내게 논문을 많이 읽어보라고 하셨다. 그때 나는 “얘야~공부 많이 해”라는 말로 듣고 논문을 많이 안 읽다가. 정말로 첫 삽을 뜰 때(나의 논문을 쓸 때) 내용에 들어가야 할 인용구들과 참고문헌이 필요해서 논문을 많이 읽으란 말이었구나를 깨달았다.
역시 나는 경험해 봐야 맛을 아는 경험학습자이다. 그때부터 논문목록을 뽑고 그 논문들을 밤새도록 몇 달을 보다가 갑상선저하증이라는 병에 걸렸다. 아마도 그때가 어른들이 하는 말은 이유가 있어서 하는 말이구나~ 나는걸 처음 깨달았던 것 같다.
글을 쓰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하는데 자기 계발서를 읽을 것인가, 에세이를 읽을 것인가, 전공서적을 읽을 것인가에 대한 우선순위 정비가 좀 필요하겠다. 나의 본업을 위해서는 지금 전공서도 쌓여있고 자기 계발서를 읽으면 감성적이고 이쁜 글들이 안 나올 것 같고, 또 에세이만 읽기에는 내가 그럴 여유가 없다. 일단은 안 읽거나 읽은 책들 정리를 하고 좀 버려야겠다. 보고 있자니 괴롭다. 그리고 내가 과연 글을 쓸 제목이 되는가.. 지금도 한 줄 한 줄 쓰고 있는데 A4 한 장을 아직 못 채운 거 같다.
글을 쓰라고 쪼아대는 K와 1장은 넘기라며 무언의 압박을 할 것 같은 분들과 함께 하는데 지금 나의 순간의 정서가 그리 고르지 못하구나. 일단은 숨을 고르며 주말 동안 비가 아주 쏟아져 내려 강제외출금지령이 내려져 나에게 책을 읽을 귀한 시간이 생기길 기대한다. 그럼 나는 커피 한잔을 내려서 창가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려다가 또 다른 할 일들이 생겨서 카톡을 하다가 하루가 지나가 버리려나? 애 셋맘, 워킹맘, 오픈카톡방을 운영하는 나에게 글쓰기는 사치인가? 싶다가 어제 긍정심리학 강의 중에 들은 내용을 다시 떠올린다.
불운이 있었던 사람들도 글을 쓰면 생각이 전환이 되고 행복해진다고 한다. 내가 글을 잘 쓰지는 못하더라도 이 글을 쓰는 이 행위 자체가 나에게 괴로움과 억지가 아니라면 이 글쓰기는 나에게 행복을 줄 것이라고 더 확신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