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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철 Apr 23. 2022

각원사

천안 겹벚꽃

천안에 있는 왕벚꽃 명소중 한곳이다. 우리나라 3대 왕벚꽃에 들어간다.

각원사는 천안시 동남구에 있는 대한불교 조계종 사찰로 1975년에 세워졌다. ‘태조산 각원사’는 절집의 규모도 크지만 국내 최고 크기의 불상이 유명하다. 또한 대웅보전은 건평 661㎡[200평]으로 34개의 주춧돌과 100여만 재의 목재가 투입된 외(外) 9포, 내(內) 20포, 전면 7간, 측면 4간의 국내 최대 규모 목조건물이다.

특이하게 각원사를 창건한 법인(法印) 은 1931년 경남 충무에서 출생해 1946년 해인사 백련암에서 출가, 윤포산(尹飽山) 선사를 은사로 득도했다. 1969년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동경 대동문화대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학하던 도중 재일동포 각연(覺然)  김영조(金永祚) 거사와  부인 정정자(鄭貞子) 보살의 시주로 부지 4만여 평을 매입하여 만들어진 절이다. 절규모, 불상, 그리고 절에 심어진 겹벚꽃들은 불상으로 향하고 있으며, 해가 지는 쪽에 불상이 바라보고 있다.


내가 찾은 시각은 2022년 4월 21일 목요일 오후 6시 40분이 넘어서 였다. 해가 딸랑딸랑 넘어가기 전이었는데 퇴근시간을 맞춰 천안으로 향했다. 천안 IC를 나와서 상명대학과 호서대학 가는 방면인 태조산에 있다.

겹벚꽃의 수목의 종류와 색을 다양하게 심어서 계획적으로 세워진 절인 느낌에서 일본의 동대사(東大寺) 옆을 걷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구에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오른편으로 돌아간다. 대웅전을 앞두고 앞을 가로지르는 큰 통로가 나 있다. 대웅전 앞에는 흰 산벚꽃의 형태인데 능수벚꽃이었다. 능수벚꽃이 산에 피어서 평지보다는 늦게 피었다는 사실은 이 산이 찬 기운이 많이 느껴졌다.

맨 왼쪽이 대웅전인데 앞 7칸, 옆 4칸의 팔작지붕으로 지어졌다. 절간 건물 사이로 큰 글씨가 나 있는 것은 포스터가 아니라 연등이다. 연등을 달 때 데이터를 넣어서 규칙을 만들어 연등을 단 사람의 노고가 놀랍다. 글씨의 간격과 일정한 틀이 빈틈을 허용하지 않는 이 도량의 규율일까?

일반 벚꽃은 이미 지고 휘날려가고 있었고 그 빈틈으로 겹벚꽃들이 화려하게 꽃을 뽐내고 있다. 일반 벚꽃과 비교하면 감히 벚꽃이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없을 정도로 위엄을 가진다. 한 겹짜리 벚꽃에 비하면 겹벚꽃은 질 때도 통째로 뚝뚝 떨어진다. 한 잎 한 잎 나풀거리며 시류에 편승하여 따라가고 싶지 않은가 보다. 떨어지더라도 절도 있게 떠나가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고 있는 꽃일까?

겹벚꽃과 함께 철쭉도 피어나고 산 뒤로는 벌써 참나무와 함께 새 잎을 얻어야  할  것들도 함께 피어 나온다. 새순은 저렇게 눈부시도록 보드랍고 무엇이든지 큰 나무로 자라날 것 같지만 이내 이쁘고 멋진 나무들은 먼저 베어 나아가고 몸 생긴 나무들이 산들을 지키고 있지만 이 도량은 그렇지는 않겠지.

사진을 찍느라고 몰랐던 사실인데 이 절의 규모가 큰 만큼 오른쪽 뒤 건물에 화장실이 아주 큰 규모를 자랑했다. 가운데 있는 누각은  종루로 성종각(聖鐘閣, 태조산루)으로 소리의 웅장함이 으뜸이라 한다. 범종(梵鐘)은 1984년에 20톤이 나가는 무게로 주조가 되었다. 또한 경회루를 연상케 한다.

특이하게 생긴 석등이다. 받침을 하고 있는 연화석이나 위로 올라가는 장구의 형태의 모습이 여태껏 봤던 일반적인 모습은 아니다.

각원사(覺願寺) 깨달음의 염원을 담은 각원사의 대불은 1975년 남북통일의 염원을 바라면서 시주와 성금으로 대불 높이 15미터 청동 60톤으로 만들어졌다.

늦은 시간이라 많이 안타깝게 생각하여 도착했으나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볼 숭 없는 해거름의 풍경을 보았다. 좀처럼 이러한 사진은 시간에 맞추지 못하면 찍을 수가 없지만 공교롭게 운이 좋았다.

일반적인 불상이면 속리산의 불상이나 다른 절처럼 황금색으로 화려하게 칠하여져 있겠지만 특이하게 일본에서 보았던 대불들의 색상과 같아서 놀랐다.

남북통일기원 청동좌불상은 조각가 최기원(崔起源, 1935~  )의 작품이다.

좌불상의 약간 오른편에 능수벚꽃이 아직 피어있다.

어둠이 오는 시간에 하나둘씩 모두들 제자리로 돌아가고 여기 도량은 새소리와 적막감이 다시 돌기 시작한다. 몇몇 대학과 도심을 통과해서 여기를 오르기 위해 묻은 때를 씻기게 해달라고 기도라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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