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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자 Mar 14. 2021

할 말 하는 MZ 세대

와 귀 기울이는 라떼 세대

최근 SK, 삼성, LG 그룹의 계열사로 이어진 대기업 직원들의 '성과급 반란'은 MZ 세대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시각이 강하다.

MZ세대는 무엇일까?

MZ세대
- 밀레니얼(Millennials)의 M과 Z세대(Gen Z)의 Z가 합쳐진 말로, 
  M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Z세대는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를 의미함
- IT 등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며 '공정'과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함

- MZ세대의 특징 (출처. 대학내일20대연구소)
    1. 인플루언서블 세대: 자신의 영향력을 알고 행동하며 변화를 만든다
    2. 일상력 챌린저: 소소한 도전으로 일상을 가꾸는 힘을 기른다
    3. 컨셉친: 취향에 맞는 콘셉트 세계관 속 콘텐츠로 소통한다
    4. 세컨슈머: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대안을 찾아 즐긴다
    5. 선한 오지랖: 누구도 피해 입지 않기를 바라며 착한 유난을 떤다
"경쟁사보다 덜 받는 건 참아도 불공정은 못 참아"


여러 회사 중에서 SK하이닉스 입사 4년 차 직원의 성과급 관련 이메일이 화제가 되며 시발탄이 되었다.

"경쟁사 OO보다 성과급이 적은 부분은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모든 부분에서 SK하이닉스가 앞서는 'OOO'보다 성과급이 적은 이유는 무엇인가"
"성과급 지급 기준이 되고 있는 경제적 부가가치(EVA·Economic Value Added)의 산출 방식을 공개할 수 있다면 해달라"
 "불가능하다면 어떤 부분 때문에 공개하기 어려운지 궁금하다"


어찌 보면 당연한 궁금증과 질문을 했을 뿐인데 우리 사회는 핫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할 말 하는 세대의 등장에 경영진이 떨고 있다는 다소 자극적인 내용의 기사도 찾아볼 수 있다.

그래도 뭔가 다르기 때문에 세간에 이슈가 될 터이다


그럼 과거에는 직원들의 이러한 행동이 없었을까? 할 말을 안 하고 살았을까?

아니. 있었다. 예전에도 많이 있었다. 

다만 지금처럼 SNS 등을 통해 빠르게 알려지지 않았을 뿐. 



모 기업에 다닐 때였다. 

회사의 방침 중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메일을 쓴 적이 있다.

반나절도 안되어 인사부서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회신의 내용은 아주 간단했다.  앞으로 이런 것 신경 쓰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저 내 일만 열심히 하라는 것이었다.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하고 메일을 보냈는지 물어보지조차 않았다. 궁금해하지도 않았다.



성과급 문제제기 이슈로 할 말 하는 MZ세대가 등장했다고 환호하는데

내 생각은 이렇다.

할 말 하는 세대는 예전에도 있었다 

1970년대, 1980년대 목숨을 내놓고 호적에 빨간 줄 그이거나 어렵게 입학한 대학에서 퇴학당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은 채 노동운동과 자유화 운동을 하신 분들이 회사에서는 할 말을 하지 못했을까?

월급 주는 회사에 목매여서 눈치 보며 상사의 비위만 맞추며 사셨을까?


아니다. 

예전엔 머리에 띠를 두르고 표현했다면 요즘엔 SNS에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

기술의 변화 등으로 표현방식이 다를 뿐 할 말 하는 세대는 늘 있었다 


다만 바뀐 것이 있다면 그들의 말을 들어주는 기업이 생겼다는 것이다. 

직원들의 생각에 조금이라도 관심 갖는 경영진이 생겼다는 것이다


과거의 방식으로 사회에 할 말 하던 선배들이 이제는 라떼 세대, 꼰대라고 불리는 이들 사이에서 MZ세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할 말 하는 세대의 등장이라는 기사의 제목보다는 가능하다면 제목을 바꿔보고 싶다

'할 말 하는 세대의 등장' 대신 '반응하는 회사, 경영진의 등장'으로



*덧붙임의 글

얼마 전 개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일부 수정하여 게시하였습니다.


김민석 앙자 (Ph.D) 
지속가능연구소 소장
한국준법진흥원 원장
한양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명지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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