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와 작명가]
최근 태국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지인이 개명신청을 하면서
나에게 도움을 요청해왔다.
한자학원 20년 경력을 바탕으로
좋은 이름을 지어보냈더니
마음에 안들었는지
작명가한테서 받은
유료 이름 7-8개를
카톡에 올리면서
하나 골라달라고 한다.
오래전부터 작명가의
작명 특징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너무 심했다.
이름이 전부
최근에 인기있는
배우 또는 가수 이름에서
추출한 것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런 것들이 사실
작명 [트렌트]가 되기는 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의 이름을 선택하다보니
그해 태어난 아기들에게
동명이인이 많이 발생한다.
즉, 개성이 없다.
작명가가 보내온 이름의
한자풀이 역시
예상했던 대로 우리나라
한자변환 프로그램에서는
찾을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중국에서[도]
사용하지않는 한자를
한국인에게 접목하고 있다.
희귀하고 어려운 한자로 구성해야
작명가의 존재가치가
도두라져 보이고
고객으로부터 존경심을
유발하는 모양이다.
나는 전부 마음에 안 들었지만
그중 하나를 선택하여
한자만 가장 한국적인 것로 바꾸어서
알려주었더니 이렇게 답이 왔다.
사주풀이 프로그램에
내가 지어준 한자 이름을 넣었더니
안좋게 나왔다고 걱정을 한다.
심지어 사주의 기본과 자연 절기에
무식한 이름이라고
노골적으로 비하하고 있다.
그래서,
작명가한테 받은 다른 이름도
사주풀이에 다 넣어보라고 했더니,
- 전부 나쁘게 나오는데요.
놀란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작명가가 지어준 한자 이름을
네이버에서 한자로
검색해 보라고 했더니
검색에 하나도 안 뜬단다.
- 그렇게 좋은 이름이라면
너도나도 많이 사용할 텐데 왜 안 뜰까?
이번에는 내가 지어준 이름으로
검색해 보라고 했더니
주르르 수십개 뜬다.
자주 쓰는 한자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비로소 지인은
작명의 함정에 빠진 것을
스스로 깨우치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몇가지 사례를 들어서
한국사회에 만연한 주술 폐단을
설명해 주었다.
1.
역술가에게 죽은 사람의
이름과 사주를 가지고 가면
죽은 것도 모르고 점을 친다.
2.
정말 작명을 잘 한다면
그 작명가의 자식들은 서울대도 가고
의사, 판검사도 되어 잘 살까?
골골거리고 있지나 않을까.
3.
재력가들에게 추천하는
억대의 용인 명당에는
중병급사나 살인자 등의
범죄자는 한명도 없을까.
4.
역대 조선 왕들은
최고의 지관이 택해준
묏자리에 누웠는데
왜 민비는 도륙당하고
나라를 통으로 먹혔을까?
5.
대선 때마다 결과를
예측하는 역술가는
왜 한 명도 없을까.
적중하지 못하면
자신의 생명도
끝장이기 때문이다.
대선이 끝나고 나서
[이 사람이 될 줄 알았다.]
이런 식이다.
6.
김일성 사망을 맞춰서
유명세를 탔던
한 여성 역술가는
이후 김정일 망명과
북한 붕괴 등을 예언했지만
전부 틀리고 있다.
즉,
김일성 사망은
뒷걸음치다가
쥐 잡은 격이다.
7.
초음파가 없던 시절
태아 성별은 점쟁이 몫이었는데
그냥 아들이라고만 해도
반은 먹고 들어간다.
이 사람들이 [용하다고]
소문을 내어주니
꾸준히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만일 이 사람들의 주장대로
이름 하나로 미래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면
인류와 우주는
[대혼돈] 속에 빠질 것이다
대략 이 정도만으로
지인은 [미신타파]를 체득하면서
결국 내가 지어준 이름으로
개명신청을 마치게 되었다.
물론 유료작명에도
좋은 이름이 많다.
작명가가 사용한 한자를 보면
작명가의 수준을 엿볼 수 있다.
나의 작명노하우를
살짝 공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조선 왕가에서 주로 사용하는
[돌림자]를 슬쩍 차용했더니
이름 자체가 저절로
귀골성골 느낌으로
[준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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