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걸어갈 길
2017년 2월 27일 월요일 세시
그런 날씨가 있다
일부러 나갈 일을 만드는!
집 안보다 밖이 더 스위트한 날이다 오늘 오후는.
너의 중학교 교복을 찾으러 학교로 걸어가면서
만나본 오후 3시의 풍경들!
"너는 이런 공간들을 매일 마주하겠구나"
등하교길에 산책로가 있어 참 좋구나
하지만 너는
지각이 두려운 발걸음으로,
졸린 눈을 채 뜨지 못하고,
여러가지의 이유들로
느껴야할 계절의 이유들를
무심히 지나치게 되겠지
너는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솔방울 하나를 발로 한번 툭 건드릴테지
엄마에 대한 화풀이 대상이 되겠구나, 솔방울들은
올려다보는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땅 밑에 놀러나온 나무그림자들
너가 오는 길은 언제나 햇살 가득 숲길이었으면 좋겠구나
걸어오는 길에 햇살이 그려놓은 수채화도 구경해보렴
방학중이라 주인없는 운동장에는
축구골대만이 오수를 즐기고 있구나
낡은 벤치에도 앉아보았어
우정을 쌓기에도 늘 하루가 모자랐던 엄마의 중학시절은
친구에서 친구로 끝을 맺었는데...
이 벤치에서 너는 어떤 추억을 기록하게 될까?
평생을 함께할 친구의 탄생을 응원해볼게!
학교앞을 나오니 저멀리 강남역의 번잡함이 보이고
한 켠에 자전거 거치대가 눈에 보이네
너의 자전거도 저기에 놓이게 되겠지?
잘 달려가보렴
너의 십대는 지금부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