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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은숙 Feb 14. 2017

태국  in 대치동

월세(월요일 세시)냅시다 by공아제

2017.2.13 월요일


드디어 오늘 시간을 냈다.

그동안 몇번 말해도 시간 내기가 어렵더니 마침 오늘 학원 끝나고 집에 가는길에 큰 결심을 한듯 가보자고 한다. 우리 모녀가 향한곳은 바로 24시 타이 맛사지!! ㅎㅎ

앉아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어깨와 목 그리고 엉덩이까지 근육이 잔뜩 뭉친 딸내미는 밤마다 내게 두드려 달라며 나를 귀찮게한다. 그때마다 난 전문가의 손길로 그 성난 근육들을 위로해야 한다고 맛사지샵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하기를 여러번... 오늘은 어찌 맘이 변했는지...


 입구부터 조명과 음악이 마음을 편하게~ 몸을 노곤노곤하게~ 해준다. 먼저 가운으로 갈아입고 설명을 듣는다. 맛사지는 태국분들이 한단다. 아, 그렇구나  타이 맛사지니까 태국사람이...어쩜 너무 당연한건데.. 난 한국 사람이 태국 스타일로 한다고 기대했다는...

족욕후에 커플룸으로 입장! 마사지 시작전 우리는 둘다 '매우 약하게'를 부탁했고 살살의 태국말이 '바우바우'라는것을 배우고 들어갔다. 나는 나이가 좀 들어보이는 힘 좋아 보이는 아줌마가,딸내미는 신참인듯한 어린 여자 맛사지사가 각각 맡았다.

 맛사지를 받는 동안  오래전 푸켓 여행때 받았던 맛사지가 떠올랐다. 그때 딸내미는 7살,맛사지 받기엔 어린 나이라 옆에 누워 그냥 잠을 잤다.  그때 우리가 간 맛사지 샵의 시설은 그닥 력셔리하지않았지만 맛사지사들의 손놀림이 예술이었다. 강약 조절과 부드러운 움직임 그리고 적절한 속도감. 와~우. 태국 사람들은 맛사지 솜씨가 좋다는 얘기를 실감나게 했다.


한 시간동안 내 근육들은 점점 말랑말랑 해진다.  아쉽게도 멀리 태국에서 날아온 이 분의 솜씨는 푸켓에서 받은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그때 구경갔던 시장거리  거기서 먹던 신선하고 달콤한 망고. 폭포 위에서 먹은 저녁식사.해변에서의 시간들...덕분에 추억의 시간여행을 한듯하다. 15살이된 딸내미는 지금 옆에서 맛사지를 받으며 자고 있다. 딸내미들은 엄마랑 있으면  주로 잠을 자나보다. 대화 기회의 절대적 차단인가?ㅋㅋ

여러 말 하지 않고 그냥 같은 공간에 누워있는 것만으로도 엄마와 딸의 공감대는 형성되는 것 아닐까? 기대하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교육? 진학?의 치열한 경쟁으로 들끓는 용광로 대치동에서  잠시나마 편히 쉴수있는 태국을 만난거 같아 기분이 좋다. 왠지 앞으로 자주 오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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