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냅시다
2017.1.23 월요일
겨울의 오후 5시
니가 떠오르는 시간
너는 오후 5시의 하늘에서 생성된다
운동화 끈이 풀린 채 엘리베이터를 타는 아이
어느 놀이터에서 잃어버렸던 추억인가
움켜쥐고 있던 심장을 놓아버리는 시간에는
나무들이 타들어가는 냄새가 난다
2시의 자신과
3시의 타인을 지우는 시간
1월 어느 날의 오후 5시
길고양이들은 먹잇감을 찾느라 분주해지고
염색머리 아가씨는 강아지를 산책시킨다
종일 하늘에 부역했던 태양이 슬금슬금 퇴근을
서두르고,
인간으로 사는게 참 힘들다던 김부장도 엉덩이를 들썩거린다
카페인 부족으로 하루를 시름하던
오후 4시 59분의 페이지가 넘어가는 찰나
네가 지나가고 있다
네가 지나간 자리는
아가씨의 붉은 뺨같기도
생의 마지막을 울분거리는 낙엽같기도 하다
여기.밤손님을 맞이하기 위한
에피타이저인 네가 있다
늦은 낮
이른 저녁
그 경계적 미묘성
하루를 이제 시작한다하여도
하루를 이제 마무리한다하여도
어슬렁거리는 오후 5시의 공기는
늦잠자는 일요일처럼 경건하다
부유하는 생각의 소포를
낙조에 띄워보내본다
놓아버렸던 심장은 어디쯤에 흐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