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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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초경량 에디터 김지후입니다. 10월 1주차 뉴스레터로 인사드립니다.
요즘 소셜미디어를 뜨겁게 달구는 게 있지요. 바로 넷플릭스에서 방영 중인 흑백요리사인데요. 구독자님도 인스타나 유튜브에 들어가셨다가 흑백요리사 밈이나 쇼츠를 보셨을 것 같아요. 지금 가장 핫한 프로그램인 것 같은데 구독자님도 보셨나요? 저는 진짜 재밌게 봤어요.
저는 지금 7화까지 봤는데요(글을 쓰는 시점은 일요일). 빨리 화요일이 와서 다음화가 공개됐으면 좋겠어요. 흑백요리사는 백수저와 흑수저의 진검승부? 느낌이에요. 유명 셰프와 재야의 실력자들이 요리로 한판 붙는 방식이죠. 그리고 누가 만든 지 모르게 하기 위해 심사위원의 눈을 가려서 오직 맛으로만 평가하는 방식이 나오고요. 덕분의 프로그램의 긴장감이 높아지죠. 이런 점 때문에 누구다 다 아는 유명 셰프(백수저)가 떨어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은근히 젊은 실력자(흑수저)가 이겼으면 하는 마음이 들게 하고요.
이런 요소도 프로그램을 보게 하지만 흑백요리사를 시청하며 가장 좋았던 건 참가자들의 열정과 간절함이에요. 사실 예전에는 이런 경연 프로그램이 많았죠. 슈퍼스타K, 케이팝스타 등으로 대표되고요. 그리고 마스터 셰프 코리아라는 요리 경연대회 프로그램도 있었고요. 그래서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경연 프로그램? 예전에 이미 많이 했고 너무 올드한 거 아니야?”
처음에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조금 진부하지 않을까 싶었죠. 그런데 방송을 보고 나서는 생각이 바뀌었어요. 분명 많이 보던 방식의 방송이에요. 경연 후 심사위원의 평가로 참가자들의 생존과 탈락이 결정되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너무 재미있어요. 그리고 참가자들의 열정과 서사. 예전이라면 좀 식상하게 느껴졌겠지만 지금은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왔죠. 진지하고 간절한 참가자들의 표정을 보면 나도 모르게 응원하게 돼요.
사실 유행은 돌고 돈다고 하잖아요. 흑백요리사가 인기를 얻은 것도 같은 이유이지 않을까 싶어요. 최근 몇년간 연예인의 시골살이, 식당 운영 방식의 리얼 관찰 예능이 인기를 얻으며 많이 만들어졌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리얼 관찰 예능에 싫증을 느꼈을 수도 있죠. 우선 저부터 이런 예능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고요.
이런 상황에서 참가자들의 열정&간절함이 가득한 요리 경연대회를 보니까 나도 모르게 몰입+응원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낭만이 열정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낭만은 “저렇게까지 해야 돼?” 또는 “그럴 시간에 다른걸 하는게 낫지 않아?” 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행위를 통해 나온다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그 일을 꿋꿋이 하는 이유는 그 분야에 대한 열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참가자들은 “와 저렇게까지 열심히 한다고?” 또는 “저렇게까지 준비했다고?”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경연에 진지하고 간절하게 임해요. 이런 부분이 보는 이에게 울림을 주고 다음 회차를 기다려지게 하는 것 같달까요. 열정과 낭만이 느껴지는 프로그램. 덕분에 가슴이 뜨거워지는 기분을 느꼈어요. 일단 프로그램 감상평은 이정도로 하고 아래에는 제가 흥미롭다고 생각한 흑백요리사 출연진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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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경채의 익힘 정도." 이 대사는 흑백요리사를 보셨다면 다 아실 텐데요. 심사위원으로 나온 안성재 셰프의 어록(?) 중 하나죠. 안성재 셰프는 국내 유일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인 ‘모수’의 총괄셰프인데요. 미슐랭 3스타를 가진 대단한 셰프지만 흑백요리사 출연 후에는 수많은 밈의 주인공이 되어버렸죠.
까칠하고 깐깐해 보이지만 강단 있고 확실한 심사평. 제가 안성재 셰프를 보며 느낀 점이에요. 이런 까칠+깐깐 캐릭터를 사진 심사위원은 늘 있었지만 이렇게 밈으로 많이 쓰이는 심사위원은 처음인 것 같아요. 소셜미디어를 좀만 둘러보면 안성재 셰프가 말했던 ‘청경채의 익힘 정도’와 ‘탈락입니다’, ‘생존입니다’ 짤이 여기저기 돌아다니죠.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배달 음식 리뷰를 안성재 셰프의 말투를 따라 하며 적기도 하고요. 당분간 사람들이 음식을 먹을 때 안성재 셰프로 빙의해서 맛평가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이렇게 밈과 모방의 대상으로 소비된다는 건 안성재 셰프가 친근한 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겠죠. 안 셰프는 어딘가 세 보이고 힘이 들어가 있는 요리사에게는 엄격한 심사를, 소소한 분위기를 가진 요리사에게는 둥글둥글한 말투를 쓰며 심사를 해요.
이런 점이 시청자에게 호감을 주었고 그래서 다양한 밈의 주인공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한국은 호감을 느낀 사람을 밈에 박아버린다..). 그리고 안대를 쓰고 요리를 평가하는 회차에서는 백종원과의 티격태격 케미가 야무지고요. 서로 걸어온 길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나이가 한참 많은(그리고 방송경력도ㅋㅋ) 백종원과 심사의견이 안 맞아 아웅다웅하는 모습은 안성재 셰프가 확실히 강단이 있는 사람이라고 느껴지게 했던 것 같아요(그리고 이렇게 느낀 호감을 바탕으로 안성재를 밈에 박아버리는 한국인들ㅋㅋㅋ).
이런 요소들 때문에 과연 저 사람이 하는 요리는 어떤 맛일까? 이런 생각이 들게 돼요. 모수는 지금 오픈 준비 중이라고 하는데요. 물론 비싸고 예약도 힘들겠지만 한 번쯤은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 흑백요리사 출연진들의 식당은 예약이 꽉찼다고 하더라고요(사람 생각하는거 다 똑같나봐요). 사실 저는 모수보다 더 가보고 싶은 곳이 있는데요. 그 얘기는 아래에 마저해보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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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장 가고 싶은 곳은 ‘식당 네오’인데요. 이곳은 최강록 셰프가 운영하는 곳이죠. 네 맞아요. 흑백요리사에서 제 최애가 최강록이죠. 이미 몇 달간의 예약이 꽉 찼다는 얘기에 캐치테이블 들어가서 볼 엄두도 안 나더라고요. 최강록 셰프가 해주는 일식.. 요리.. 정말 먹어보고 싶은데 기회가 있을까요..
느린 말투와 독특한 화법. 최강록 셰프는 재밌는 캐릭터를 가졌어요. 마스터 셰프 코리아 2에 도전자로 참가했던 최강록은 어딘가 어수룩한 모습이었지만 요리실력은 ‘최강’이라 결국 마셰코 우승을 차지했죠. 그리고 이 대회에서 말했던 “제목은 고추장 닭날개 조림으로 하겠습니다.. 근데 이제 바질을 곁들인.” 대사가 밈화되어 다양하게 응용되었고요.
저는 흑백요리사 이전부터 최강록 셰프의 매력에 빠져 유튜브 구독도 했었는데요(영상에 최강록의 캐릭터가 듬뿍 묻어나요. 강력추천). 이런 사람이 흑백요리사에 나와 다시 요리 경연을 펼친다니 개인적으로 엄청 기대가 되었어요(어쩌면 그의 요리보단 그의 어록이 더 기대되었을지도ㅋㅋㅋ).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최강록의 화법은 또다시 화제가 되었죠. 역시 클래스는 어디 안 간다고 첫 경연부터 어록을 남겨줘서 너무 좋더라고요. “나야 들기름”과 “저는 아빠지만” 두 대사로 왜 자신이 요리 밈의 황제인지 보여줬죠. 그리고 팀 전 중 다급한 상황에서 최강록이 많은 대사를 내뱉는 모습이 있었는데요. 이걸 본 한 시청자가 원래 말투가 느려서 아무리 빨리 말해도 다른 사람들의 0.5배속이라 안타까웠다는 글을 봤어요. 정말 공감되면서도 최강록 셰프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는 글이라 생각해요.
그럼 요리는 어떨까요? 최강록 셰프의 요리를 보면 어딘가 간결하면서도 깊이가 있어요. 당연히 셰프니까 요리의 깊이는 응당 있겠죠. 하지만 요리 문외한인 제가 봐도 그런 게 느껴진다는 게 중요한 부분이에요. 제가 느끼기에 최강록의 요리는 단순해 보이지만 정성과 깊이가 담겨있는 것 같아요. 특히 1대 1 대결에서 한 들기름 무조림! 그건 정말 한번 먹어보고 싶더라고요(식당 네오 딱 기다려. 내가 언젠간 꼭 간다).
이렇게 팬심(?)을 담아 흑백요리사에 대한 글을 적어봤어요. 어떤가요? 구독자님이 아직 안 보셨다면 강력추천드려요. 아 그리고 출근 전날에 보는건 비추할게요. 정주행 하다가 늦게 잠들지도 모르거든요^o^ 끝으로 뉴스레터 하단 추천곡 버튼에 어떤 분이 유튜브에 올려놓은 흑백요리사 엔딩삽입곡을 달아놓을게요. 과연 누가 우승할까? 넷플릭스의 익힘 정도를 생각하며 부디 즐겨주세요.
이렇게 취향 탐방기를 마쳐볼까 합니다. 혹시 제게 궁금하거나 추천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DM으로 연락 주세요. 다양한 세계와 영역을 같이 탐색해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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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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