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길우종 Apr 29. 2024

마음의 구멍 메우기

#5 나의 장점 01



https://youtu.be/nHgNg1so4MM?si=gMyZRCkdgfNflRFn



<BGM>


상담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 길개씨의 장점은 무엇이 있었어요? 어렸을 적이나 누군가와 만났을 때, 사람들이 뭘 가장 좋아했던가요?'


아.. 내 장점이라..

'호들갑떨기!!!'

내면아이가 갑자기 크게 소리쳤다.

그렇다. 살면서 가장 좋아했던 즐겨했던 것은 '감탄하기' '호들갑떨기'였다.


고등학교 입시미술을 할 때

학원에서 항상 많은 입시생들의 그림을 걸어 놓고

피드백을 했던 시절이 있었다.

꽤나 무서웠던 시간인데,

입체감. 덩어리. 빛 등등 입시생들은 각자의 그림을 하나하나씩 평가했었다.


그때 유난히 자신의 그림을 부끄러워하고 맨 아래에 걸어놓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다른 친구들이 수시 관련 미술대회에 나갈 때도 항상 제외됐었다.

그 친구는 그날도 풀이 잔뜩 죽어있는 상태로, 마르지도 않은 자신의 그림을 벽 맨 아래에 압정으로 고정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친구의 그림 평가가 시작되자.

몇몇 친구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입시미술에 잣대로 그 그림을 평가하기 시작했다.

그 친구들이 나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분명 그런 시간은 입시에 필요한 시간이었다.

나는 그 친구의 표정을 보았다. 눈을 내리깔고 반성하는 듯한 모습. 손은 꼼지락꼼지락 무언가 잘못한 것처럼 잔뜩 긴장한 모습 말이다.

용기를 냈었어야 했다. 나는 그 친구의 그림을 칭찬해주고 싶은 마음에 눈을 4절 종이에 굴려대기 시작했다.


내면아이가 그때 내게 속삭였다.

' 그림이 보기 편해, 입체적이지는 않지만 그만큼 직관적이고 다른 그림들 사이에서도 딱 보여. 저 풀잎 봐봐.'

나는 마치 큰 발견이라도 한 것처럼 마음속으로 소리쳤다.

'그래 그거지!



' 저는 생각이 좀 달라요! 투시나 입체적인 모습은 다른 그림들에 비해서 적지만, 그래서 그만큼 눈에 띄고 보기가 편해요! 특히 초록색으로 풀잎 그린게 회화적이어서 좋아요! 그죠?'

안 그래도 혼자 수시준비하는 입시생이라 모두하고 어색해서 그런지, 정적이 흘렀다.

그런데 그 친구만 피식하고 웃는 게 아닌가.


그렇게 피드백 시간이 끝나고 벽에 있는 그림들을 다들 바삐 떼어갔다.

아 괜히 그 친구 망신준거 아닌지 너무 미안했다.

그리고 그다음 주 학원에 갔을 때였다.

역시 다른 친구들은 입시미술대회에 나갔지만, 그 친구만 홀로 남아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나도 너무 미안해서, 곧바로 도구를 챙겨 와서 빈종이만 바라보았다.

그때 빈 종이 위에 '마이츄'하나가 툭하고 건네졌다.


'고마워. 덕분에 그때 그린 거 자신감 가지고 다시 그려보고 있어'


내면아이가 그때 내게 소리쳤다

'그래! 그거지!'




이전 04화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