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천장에는 이전 세입자(유치원생 여아가 있는 가족이었다)가 붙여 놓은 야광별 스티커가 있었다. 존재만 인식하고 있었지 누우면 곧바로 잠드는 게 일상이라 1년 6개월 만에야 별자리를 보게 되었다. 형광등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두 성좌가 자리하고 있었는데 중학교에서 익혔던 별자리가 생각날락 말락. 애초에 자리에 맞춰 붙이긴 한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중요하진 않았다. 전에 살던 아이는 잠들기 어려운 밤이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다시 아래로, 위로 눈동자를 움직이며 수백 번이나 별을 세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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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바로 잠들지 못하고 눈을 뜨고 있었던 것은 지난 설에 있었던 일 때문이었다. 아침 성묘를 다녀온 후 할머니 댁의 구석진 방에서 한참을 자다 일어난 이후였다. 이불 밖으로 나가 봤자 할 일도 없었기에 눈만 멀뚱히 뜨고 있었다. 옛집이라 천장이 참 높구나. 그래서인지 공기가 좀 차가운 느낌이라느니 정처 없는 생각이 흐르던 중 들리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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짹째재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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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적으로 웃음이 나왔다. 어디에서 살아야 할지, 어떤 주거 형태가 좋을지 탐구하는 일은 나의 오랜 관심사였다. 그래서 유튜브의 ‘자취남’이라던가 ‘EBS 건축탐구 집’을 상당한 애정으로 보고는 괜찮은 부분을 발견했다 싶으면 즐겨찾기에 넣고는 했다.
내가 살 집을 정한다는 것은 큰 일이고, 그것이 건축이라면 실행에 상당한 에너지가 소요될 것이다. 그래서 충분한 돈도 없지만서도 젊어서 단독주택을 짓는 일에는 자신이 없었다. 나 자신을 온전히 알지 못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설계하는 순간의 호기로 비용을 너무 많이 지불할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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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새소리가 반가웠다. 예전 치앙라이 여행에서 머물던 콘도에는 테라스가 있었다. 근처에 작은 숲이 있었기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참새들이 머물다 가곤 했다. 특히 아침이면 두꺼운 커튼을 뚫고 지저귐을 보내왔는데 아무리 피곤하더라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수 요소라는 의, 식, 주의 마지막을 차지하는 만큼 주거지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 특히 오늘같이 추운 날이라면 더 값지다. 그렇다 하더라도 살고 있는 집을 말할 때 어느 동네인지, 몇 평인지, 인테리어는 어떤 상태인지를 말하는 것보다, ‘제 이부자리에서는 새소리가 들려요.’라고 말하는 일이 낭만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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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는, 특히 아침이면, 새소리만으로 행복해질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