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많은 연봉일 것입니다. 그런데 돈만 많이 주면 좋은 일터라고 생각할까요? 꼭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돈은 많이 주는데도 기업 문화가 나쁘거나 복지제도가 형편없으면, 그 직장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할 것입니다.
실제로 새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들은 연봉만을 선택 기준으로 보지 않습니다. 어떤 복지 혜택이 있는지 기업 분위기가 어떤지도 유심히 살펴봅니다. 기업들이 인재들을 뽑기 위해선 이런 요인들을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이슈가 있어 소개해드립니다. 직원들이 가장 관심을 크게 두는 복지 제도 중 하나는 두말할 나위 없이 어느 정도 휴가가 주어지는 가입니다. 휴가가 길수록 당연히 좋은 것이겠지요. 그런데 제한 없이 휴가를 쓸 수 있다고 하면 어떨까요? 무제한으로 휴가를 쓸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이런 파격적인 제도를 도입하면 너도나도 한 달이든 두 달이든 휴가를 써서 회사가 어려워질까요? 아니면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켜 긍정적인 효과가 생겨날까요?
최근 한 기업이 경력입사자들을 모집하기 위해 보상방안을 발표했는데 무제한 휴가 사용이 포함돼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주인공은 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입니다. 증권업과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하고 있는 이 기업은 우수한 인력을 발표하기 위해 고액의 연봉과 스톡옵션 지급, 자율출퇴근, 원격 근무 등 다양한 보상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이 방안에 별도의 승인 없이 휴가를 무제한으로 쓰게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사실 무제한 휴가가 새로운 내용은 아닙니다. 미국에서 일부 테크기업들이 이미 시행하고 있습니다. 메트라이프가 2,500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 중 72%가 무제한 휴가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근로자들이 가장 원하는 복지제도가 무제한 휴가입니다. 직원들에게 무제한 휴가를 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이에 대해 미국의 와튼 경영대학원이 심층 분석을 했는데 그 내용을 소개하겠습니다. 분석 결과, 무제한 휴가는 우수한 성과를 내는 직원들에게 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복지제도 덕분에 직원들의 생산성을 무려 51%나 향상됐습니다. 직원들이 추가적인 보수를 받지 않고도 회사가 요구한 기준보다 더 높은 성과를 올렸습니다. 그들은 회사에 대해 더 강한 충성도를 보이고 싶어 했습니다. 물론 이들은 종전보다 휴가를 더 길게 갔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더 행복해진 직원들은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더욱 열심히 일하는 것입니다.
무제한 휴가 외에 기업들이 제공하는 복지 혜택에는 또 어떤 것이 있을까요? 스트리밍 기업인 넷플릭스는 아이가 태어난 신혼부부에게 1년간의 육아 휴가를 줍니다. 클라우드 플랫폼 커뮤니케이션 기업인 트와일로는 직원들이 책을 사도록 킨들을 주고 매달 30달러를 지급합니다. 트위터는 사내 침술 서비스와 즉흥 연극 강의 등을 제공합니다. 애완동물이 죽었을 때 휴가를 주는 회사도 있습니다. 직원들이 행복하게 열심히 일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복지제도들은 좋은 기업문화와 조화를 이룰 때 효과를 발휘합니다. 기업문화는 엉망인데 복지만 좋다고 해서 직원들의 사기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지요.
결론적으로 무제한 휴가는 좋은 내부 문화를 가진 기업에서는 실시해볼 만한 복지제도입니다. 직원들이 더욱 열심히 일하고 회사에 더 높은 충성도를 보인다는 게 와튼 경영대학교의 실증적인 연구 분석 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