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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PRICORN Oct 05. 2021

중국과 호주 간 갈등, 그리고 중국의 전력난



장기 집권을 노리는 시진핑 정부의 목표 중 하나는 친환경정책이다.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개최할 중국은 전 세계에 베이징의 맑은 하늘을 보여주겠다는 일념으로 친환경 에너지를 지방 정부 평가에 넣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방 정부는 평가를 위해서라도 전력이 부족하다고 해서 화석연료를 마구 태울 수 없는 입장이다. 지난달 말 중국 31개 성 가운데 광둥·저장·랴오닝·지린 등 20개 성에서 전기 공급이 제한됐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특정 시기, 특정 지역’에서 정전을 한다고 공지했다. "있는 양초 다 주세요."라는 사재기 현상까지 일어난 것이니 현재 중국이 최악의 전력대란에 빠진 것이다. 실제로 중국의 남부 저장성의 한 양초공장은 최근 일주일간 주문량이 10배로 늘어 재고가 다 떨어졌다고 한다. 심지어 발전용 석탄 재고는 2주 치만 남았다고 하니 제조업 공장까지 셧다운 위기에 빠진 것. 중국 내 석탄 부족은 심화되면서 전력난과 동시에 겨울철을 앞두고 난방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이런 중국 정부의 석탄 사용규제의 이유가 환경문제만 있을까. 이런 석탄에 대한 중국 정부의 사용 규제는 지난해 호주산 석탄 수입이 제한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중국은 2019년까지 석탄의 60% 이상을 호주에서 수입해왔다. 호주산 석탄은 고 열량탄이라 화력발전에 필수적이었으나 대체된 인도네시아산과 몽골 산은 저효율탄인지라 발전 효율이 크게 떨어졌다. 이런 전력난이 심화되자 중국 정부는 석유와 천연가스까지 마구잡이로 매입 중이고 이런 행동들이 원인이 되어 기존 원자재 값들은 천정부지로 현재 오르는 중이다. 이런 원자재 값의 상승은 물가 상승을 야기시키며 인플레이션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낫고 있다. 이러한 전력난은 비단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중국에 이어 인도, 유럽 곳곳에서도 전력난이 고조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당국의 수입 금지 조치에도 현지 석탄 수입업자들이 호주산 석탄을 하역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말부터 중국 주요 항구에서는 바다에 대기 중이던 호주 화물선에서 석탄을 내리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규모 전력난으로 중국이 결국 호주산 석탄을 수입하며 호주에 굴복한 것이 아닌가 라고 많은 이들이 추측하고 있다. 그렇다면 호주와 중국이 이렇게 경제전쟁을 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양국 관계는 2018년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호주 정부가 사업에서 배제하면서 악화되기 시작했다. 또한, 지난해 트럼프 정부가 코로나19를 우한 바이러스라고 일컬었고 또한 호주는 그 강도를 높여 코로나19의 발본지로 중국을 꼽으며 국제조사를 처음으로 제안했다. 그에 따라 중국은 호주를 향해 경제 보복을 하겠다고 선언하였다. 호주는 중국의 수출 의존도가 한국과 비슷한 정도의 수준이다. 호주 전체 수출액의 약 40%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호주를 향해 경제 보복을 선언한 이후, 호주산 소고기 수입 일부가 중단되었고 보복관세를 80% 부과하였다. 또한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시켰고, 중국이 약 90%를 차지하고 있던 1만 톤에 가까운 랍스터 수입, 와인 수입 등등을 금지시켰다. 또한 호주 전체 유학생의 25%를 차지하는 것이 중국인인데, 그것 또한 자제를 시켰다. 이런 경제적인 압박을 하던 중국은 호주 정부에 대해 14가지 반중 철회 정책을 요구하였다. 이 반중 철회 정책에는 신장 위구르 언급 금지,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반박 기타 등등이 있다. 

특히 중국은 신장위구르와 관련한 인권문제 언급에 예민했고 언급 시 그에 상응하는 보복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호주 측은 나라의 주권은 협상 대상이 아니며 중국에 고작 수출을 하겠다고 민주주의와 인권, 언론자유와 같은 보편적 가치를 양보할 수 없다고 말하며 중국의 협상 아닌 협박에 거절했다. 특히 반중의 선봉 주자로 호주가 나서며, 중국과의 일대일로 협약을 파기에 이르렀다. 중국의 경제 영토 확장 사업의 21세기 실크로드로 불리는 일대일로는 과거 양국이 2018년 계약을 맺었으나 호주는 이 협약을 파기하기 위하여 호주 법을 바꾸는 등 강경하게 대응했다. 또한, 중국기업이 과거 호주에 투자하여 99년간 임대계약을 한 항구를 호주가 재검토하기까지 이르렀다. 물론 호주가 이런 조치를 함으로써 호주도 역시 엄청난 경제적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호주가 중국에 수출한 석탄은 약 80만 달러, 한화 약 9조에 달하는 수준이다. 호주의 철광석 수출 중 80%가 중국이며, 중국은 철광석 수입 중 60%가 호주이므로 그들이 그동안 얼마나 긴밀하게 경제적으로 협력했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호주는 반중의 선봉을 섰고, 중국은 호주와의 전략경제대화 중단을 선언하며 그 둘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호주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모임, 파이브아이즈(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의 멤버이며, 안보협의체 쿼드 멤버이다. 쿼드(미국, 일본, 인도, 호주)는 바이든 미 행정부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안보협의체 중 하나이다. 또한 최근에 미국이 올해 9월 공식 출범시킨 외교안보 3자 협의체인 오커스(미국, 영국, 호주)에서 정기적인 고위급 협의를 가졌으며 미국은 호주의 핵추진잠수함(핵잠) 개발을 공동 지원하고 18개월간 공동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양국은 과거에는 경제 동반자로 함께했으나 현재는 안보 위협국의 길로 가고 있으며 그들이 지금 벌이고 있는 이런 모든 행동들이 한국 경제에 어떠한 나비효과로 벌어질지는 아직 모를 일이다. 최근 석탄 가격, 천연가스, 유가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환경규제로 생산량 증가는 어려운데 반해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이, "그린 플레이션"이라고 하는데 현재 상황이 그러하다. 더불어 코로나로 위축된 수요가 회복되고 있으나 원자재 상승과 공급의 부족으로 인해 공급 병목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중간재 가격의 폭등과 그린 플레이션으로 인해 물가가 점점 상승하고 있다. 세계화의 진행으로 전 세계는 각자도생이 아닌 모두 밀접하게 관련되어있다. 한 나라에 벌어진 일이 단순하게 그 나라의 일로만 남아있는 일은 드물다. 중국과 호주의 알력 다툼이 안 그래도 높아진 원자재 가격 상승에 기름을 붓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공급 병목현상의 장기화가 스태그플레이션을 가져오는 것이 아닐까. 심상치 않은 조짐들이 또 다른 우려를 불러오고 있다. 



참고 뉴스

https://n.news.naver.com/article/277/0004978413

https://n.news.naver.com/article/277/0004978413

https://n.news.naver.com/article/032/000307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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