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anghoon Kim Aug 01. 2019

중국 공유 전기자동차 체험기

GOFUN이라는 브랜드의 공유 전기자동차를 간단히 체험해 보았다

디테일한 리뷰가 아닌 단순 후기임을 미리 밝힙니다.



전기 자동차의 천국, 중국

항저우에는 꽤 오래전부터 두세 가지 브랜드의 공유 전기 자동차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호기심은 있었으나 왠지 체험해보고 싶다는 느낌은 없었다. 그러다 2018년쯤 한 공유 전기자동차 브랜드가 눈에 띄었는데 이름은 중국답지(?) 않은 영어 이름 GOFUN이었다. 중국 네이밍이 따로 있는지는 모르겠다. 首汽共享租车라는 부분은 首汽라는 회사의 공유 렌터카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GOFUN出行웹사이트 https://www.shouqiev.com/



GOFUN 항저우 지역은 奇瑞汽车(chery motors)라는 브랜드의 전기자동차를 사용하고 있는데, 요 차량이 나름 야무지고 깔끔해 보여서 한번 체험해볼까라는 호기심이 처음 들기 시작했다. 다만 당시 여권을 갱신하는 바람에 면허증상의 여권번호와 일치하지가 않았기 때문에 신분 인증과정이 번거로울 것으로 예상되어 체험을 계속 미루게 되었다 :-(

항저우 지역에서 사용되는 chery자동차의 소형 전기자동차


동네에 따라 세단 형태의 차량도 사용된다. 그러고보니 얘도 체리자동차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흘러 2019년이 되었고, 마침 중국 운전면허증이 만료되어 갱신을 하게 된 것이다!

잠깐 정보 : 새로 갱신한 면허증은 면허번호가 기존 중국 면허체계와 다르게 내 여권번호를 그대로 쓰게 되어서 또 새로운 문제점이 야기되었지만, 뭐 어쨌든 여권이랑 동일한 신분증 번호로 통일되어 마음은 살짝 편해졌다.

그러나 또 개인적인 문제로 미루다가 오늘 갑자기 부지런을 떨며 시도를 하게 되었다ㅋㅋ



신분증과 면허증 인증이 필요

앱은 진작에 깔아 뒀고(아마도 중국 계정에서만 다운로드 가능), 신분증과 면허증 인증과정만 남겨두고 있었다. 앱에서 인증 페이지로 들어간 후 여권과 면허증 사진을 업로드하면 된다. 외국인 여권을 등록하려면 항목에서 외국인 여권으로 바꿔줘야 하는데 눈에 잘 띄지 않아서 한참 찾았다. (아래 캡처는 신버전이라 그나마 잘 보임)

신분증/면허증 인증페이지


그리고 이렇게 신분증을 손에 들고 인증사진까지 업로드 해야 한다 ㅎㅎ


시간대에 따라 다르겠지만, 오후 2시쯤 신분증 업로드를 완료하고 인증을 받기까지 대략 1-2시간 정도가 소요됐다. 문자로도 통보가 오는데 신분증과 면허증 인증이 별도로 이루어지는지 문자가 두 개로 나뉘어서 온다.




자 이제 차량을 찾아보자!

앱을 실행시키면 우버, 디디 등의 공유차량 서비스 덕에 친숙한 화면이 보인다. 지도가 표시되고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놀고 있는 차량 정보가 표시된다.

아래로 스크롤 하면 근처에 있는 차량들을 볼수있다.


560미터 거리에 차량들 집합소가 발견되었고, 하단에 차량들 정보가 뜬다. 이 차량 이름이 체리 작은 개미 4인승이었군ㅋㅋ 사용량이 아무래도 적은 오후 4시 정도의 시간대라 그런지 대략 7대 정도가 있었다. 지도 우측에 알리바바 헤드쿼터가 보인다(TMI)


맘에 드는 차를 골라보자


지도도 보기 편리하고, 원래 아는 위치여서 쉽게 차량들을 발견했다. 여러 대가 주차되어 있는 모습은 깜빡하고 안 찍었다. 암튼 대략 이렇게 마음에 드는 최대한 깨끗한 차량을 고른 후, 앱에서 동일한 번호판을 찾는다.

차량을 선택하면 차량정보 및 예약하는 화면이 나온다. 배터리 잔량 등의 기본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동시에 어떤 요금제를 사용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요금 계산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분단위로 계산되는 요금제, 6시간 및 12시간으로 예약 가능하다. 시간당 2위안의 기본 사용료는 별도이며 대한 관심을 6시간 초과 사용 시에는 기본료가 없어지는 듯하다. 우측 상단에 다른 사용자가 검토 중이라며 긴장감을 주는 부분도 잊지 않았다. 나는 잠깐 돌아볼 예정이므로 분당 요금제를 선택했다.

예약 확인을 누르면 보증금을 결제하는 화면이 나오고, 699위안을 보증금으로 지불했다. 알리페이의 신용점수가 700점 이상인 중국인의 경우 보증금이 면제이다.




이제 차량의 문을 열어보자.

차량에 붙어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되겠거니 했는데 아니었다. 앱을 통해 이미 차량을 선택했기 때문에 이미 차량과는 연동이 되어있는 상태다. 차량을 사용하기 전에 차량의 상태를 촬영하여 업로드하는 과정이 있다.

기존 차량을 렌트할 때 차량 상태를 확인하는 것과 비슷한 절차라고 볼 수 있다.


차량의 기본적인 상태를 촬영하여 업로드한다.


일단 차량의 양쪽 측면과 뒷면 사진을 촬영하여 등록한 후, 필요에 따라 세부적으로 추가 등록이 가능하다.


부위별로 디테일하게 업로드 할 수 있다.


나는 양쪽 문과 앞바퀴 부분을 디테일하게 촬영하여 추가 등록하였다. 업로드가 완료되면 드디어 문이 열린다.

열려라 참깨! -.-


열려라 참깨




체리자동차의 전기차는 어떻게 생겼을까?

예상했던 대로 택시와 비슷한 냄새가 나를 맞이했다. 참고로 오늘 날씨는 거의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다.

여기저기 둘러보고 대충 휴대폰 사진으로 기록했다.


어두운 그레이와 오렌지 컬러의 조합이 공유차량으로서 나름 나쁘지 않아 보인다. 많은 걸 바랄 수는 없겠지만 시트와 핸들 높낮이가 조절되지 않아서 편한 자세를 만들기는 어려웠다. 핸들이 너무 높다ㅋㅋ

기본적으로 있어야 할 것들은 대충 다 있는 편.



예쁘진 않고요



전기차의 상징인 태블릿 스타일의 스크린. 자세히 보지는 않았지만 UI는 조잡해 보였다.

에어컨은 초반에 선택을 잘못해서 에어컨 성능이 안 좋은 줄 알았는데 제대로 조작 후 굉장히 시원한 에어컨 성능을 보여주었다. 에어컨 합격! 너무 더울 때 잠깐 앉아서 쉬는 용도로도 쓸 수 있겠다 ㅎㅎ



하이라이트가 날아가서 안 보이지만 후진, 중립, 전진으로 변경하는 기어봉 역할을 하는 다이얼이다. 좀만 더 예쁘게 만들 순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조수석 부분. 특별할 건 없고 세계 최고 수준의 원가절감 능력을 발휘하지 않았을까 싶다.



문짝 안쪽 사진도 하나.



계기반. 있을 건 다 있음



다시 한번 실내 분위기



4인승이라 뒷좌석도 있다. 앉아보진 않았으나 차량 특성상 단거리는 탈만할 듯.



다시 한번 보는 차량 외관. 대부분의 차량들이 앞 범퍼가 긁혀있었는데 아무래도 초보자들이 많이 타서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런데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ㅋㅋ



주행을 해보자

Power On 버튼을 눌러 전원을 켜고 다이얼을 주행모드로 돌린 후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역시 조용하다. 차량들은 유료주차장에 세워져 있었는데 계약이 되어있는지 바로 주차장에서 나갈 수 있었다. 테슬라를 많이 타봤기 때문에 전기차가 특별히 궁금하지는 않아서 알리바바 사옥에서 출발하여 서쪽으로 적당히 갔다가 돌아오는 동선으로 짰다. 요즘 항저우 하늘이 너무나도 예쁘다.

아무래도 무인 렌트 차량이다 보니 안전적인 부분도 많이 고려했을 테고, 기본적인 토크나 출력이 작아서 그럴 수 있겠지만, 전기차 특유의 엑셀 오프 시의 감속 충격이 전혀 없다. 최근 타본 전기차가 테슬라 모델 3인데 감속 충격이 없는 모드로 선택해도 어느 정도의 어색함은 있었다. 그런데 이 차량은 감속 충격이 전혀 없어서 적응도 필요 없이 자연스러운 주행이 가능했다. 테슬라같이 폭발적인 가속감은 아니지만, 보통 차량들보다 충분히 빠른 전기차다운 가속도 가능했다. 그렇다고 안정적인 느낌은 아니었고, 뭐 이런 차량들 느낌이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출렁출렁한 느낌. 브레이크는 잘 들었다. 방향지시등 레버나 이런 부분은 거리가 애매해서 조작이 어색했다.



항저우의 예쁜 건물들. 이 건물 1층에 좋아하는 바(BAR 901)가 있다.


굉장히 세련된 R&F 센터.



항저우의 위항 지역은 정부에서 최첨단 창업단지로 추진하고 있는 지역이라서 굉장히 많은 창업단지들이 들어서 있다. 규모가 과장 조금 보태서 상상을 초월한다.



보고 있으면 나도 사무실 하나 얻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늘이 참 예쁜 요즘이다.





체험 종료

한 바퀴를 돌고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결제를 하고 마무리하면 되겠지. 주차장에 차를 잘 세워놓고 다시 GOFUN앱을 실행시켰다. 현재의 위치와 지금까지 발생한 비용이 보인다. 하단에 있는 차량 돌려주기 버튼을 눌러서 계산을 하면 된다. 시간은 대충 30분 정도 탄 것 같고 14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했다.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로 결제가 가능하다. 주행거리 15킬로미터, 35분간 사용했다고 나온다.


최종적으로 문을 잠그는 과정이 조금 애매했다. 문 잠그는 버튼을 누르면 잠기지 않고 다시 튀어나온다. 무조건 앱을 통해서 조작을 해야 하는 상황. 그런데 이게 차량 안에서 조작을 해야 하는지, 나와서 해야 하는지, 나와서 문을 닫고 해야 하는지가 확실하지 않았다. 물론 내가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지 않아서 일수는 있다.

차량에서 빠져나온 후, 문을 닫지 않고 앱에서 차량 이용 완료/문 잠그기 버튼을 눌렀다. 잠금장치가 내려가며 잠금 성공했다는 메시지가 보였으나, 문은 아직 열려있는 상태. 문을 닫아보니 잠금장치가 다시 풀린다 ㅎㅎ

앱에서는 다시 피드백이 없다. 문을 열고 잠금장치를 손으로 내려보았으나 역시나 내려가지 않는다. 그래서 결국은 잠금장치가 풀려있는 찜찜한 상태로 오늘의 주행을 마무리했다.



차량 범퍼들이 깨져있는 이유 및 총평

처음 차량을 고를 때 대부분의 차량들이 앞 범퍼가 깨져있거나 매우 지저분했다. 아무래도 초보운전자들이 많이 사용을 하나보다 라고 짐작했는데 이유는 금방 알 수 있었다.ㅎㅎㅎㅎ


이게 GOFUN전용 주차공간에서 나가는 출구인데, 정말 이 작은 차만 간신히 지나갈 정도의 폭이다. 초보운전자 거나 부주의할 경우 범퍼가 긁히게 될 확률이 높은 구조. 개선이 매우 시급해 보인다 ㅎㅎ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쉽게 차량을 렌트해서 쓸 수 있다는 점은 매우 매력적으로 보인다. 특히 차량이 없이는 이동이 불편한 곳들도 많기 때문에 차량 상태만 관리가 잘 된다면, 수요는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자전거나 킥보드가 아닌 차량이다 보니 전용 주차 포인트들을 많이 확보하기가 쉽지 않고,  사용자 입장에서도 차량을 쉽게 발견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아직은 기존의 렌터카 영업지점을 찾아가듯이 사용을 해야 하겠다.

중국의 수많은 공유 자전거 브랜드들처럼 사장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사업모델이 되길 바라본다.

재밌었어 GOFUN!


 

GOFUN 加油!



작가의 이전글 QR코드 확산의 본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