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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갱 Sep 22. 2021

영어 못해도 교포인 척하는 방법

 미국물 안먹고 교포 돼서 자아실현 하는 방법

서론

 매슬로우는 욕구를 5단계로 가정했다. 인간 생활의 가장 기본인 싸고 먹는 생리적 욕구부터 시작하여 안전의 욕구, 사회적 욕구, 존경의 욕구, 그리고 자아실현의 욕구 순으로 점차 고차원의 욕구로 진행된다고 설명한다.


 최상위 단계인 자아실현의 욕구를 실현하기 위해선 교포 인척 할 필요성이 있다. 교포는 세련되고 글로벌 인재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미국 근처에도 못가보고 영어는 쥐뿔도 못하는 토종 한국 사람이다.

 

 그럼 우린 미국 교포가 되는 것을 포기해야 할까? 아니다.

 나는 지난 30년간 교포인 척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최대한 교포들을 면밀하게 관찰하기 위해 매장도 이태원에 냈다. 그 연구의 결과를 여러분께 공유하는 바이다. 이제 우리 모두 교포 할 수 있다.


 1. 스타벅스에서의 행동 강령


 스타벅스는 미국의 상징이자 교포의 특징을 발현하기 가장 좋은 장소이다. 한국의 스타벅스지만 다음 행동 강령을 따르면 여러분들은 완벽하게 교포처럼 행동할 수 있다.


 1. 노트북 두고 화장실 가는 사람 보고 '누가 가져가면 어떻게 하냐'라고 전전긍긍한다. 그리고 같이 간 일행이 '저거 아무도 안 가져가' 그러면 놀라는 척을 해라.


 2. 스타벅스에서 우유를 찾는다. 미국 스타벅스는 3종류의 우유가 있어서 커피에 우유를 알아서 타 먹을 수 있는데 한국은 요청해야 준다. 우유를 먹고 폭풍 설사를 할 망정, "우유가 어딨지?" 이러면서 두리번두리번 하자.


 3. 가을이라면 펌킨 라테가 있는지 꼭 본다. 미국 스타벅스 가을에는 꼭 나오는 Thanksgiving 시즌 메뉴다. "펌킨 라떼 있어요?" 한 다음에 대답도 듣기 전에 미리 아쉬워할 표정 준비한다. 어차피 없으니까.


 4. 차가운 음료에 슬리브를 씌우지 않는다. 교포들은 친환경에 대한 의식이 좀 있는 편이다. 뜨거운 음료에 씌우는 게 슬리브이고 차가운 음료에는 씌우지 않는다. 손에 묻은 물기는 툭툭 쿨하게 털어낸다.


2. 교포 에티켓을 몸에 익혀라


 1. 뒷사람을 과하게 의식하면서 문을 잡아둔다. 교포들은 문을 잘 잡아준다. 친구랑 둘이 가더라도 내가 문을 잡고 친구를 먼저 가게 한다. 약간 거리가 있는 타인이라도 문을 잘 잡고 약간 느끼한 미소를 보내준다. 백퍼 교포 삘이다.


 2. 부딪히면 무조건 "죄송합니다". 매너가 몸에 밴 척을 하는 게 중요한데 더 효과적으로 하려면 딱 부딪혔을 때 "익스 큐. 죄송합니다."라고 한다. 이건 몸에 체화하는 게 중요해서 걍 '익스큐죄송합니다' 통문장으로 외워두자.


 3. 음식점 룸에 앉으면 다리 저린 척을 해라. 양반다리 좀 하다가 다리 피고 다리 뚜들겨라. 걍 교포다. 이건 그냥 팩트인 게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보면 무조건 양반다리 하면 외국인들은 죽을라고 하더라. 죽을라고 하는 척 해라.


 4. 기침은 엘보우에 해라. 이건 최근 코로나 때문에 많이 전파된 매너이긴 한데 재채기를 팔꿈치 접히는데 함으로써 교포 바이러스를 내뿜는다.


 3.  표현을 몸에 익혀라


 1. 신분증이 아니고 ID다. 일부러 신분증 대신 ID라는 표현을 쓴다. 술집에서 신분증 달라 그러면 혼잣말로 "ID를 어디다 놨지?" 한다. 여기서 효과를 증가시키려면 운전면허증 대신 여권을 들고 다닌다. 그래서 신분증을 요구할 때 "여권도 돼요?" 해준다. 이게 진짜 교포 특이다. 당연히 여권에는 미국 여권 케이스가 써져 있다.


 2. 7을 쓸 때 7 가운데 작대기를 하나 그어준다. 이러면 최소 킨더가든부터 미국에서 나온 느낌을 낼 수 있다. 작대기 하나로 바로 교포가 되는 가성비 좋은 비법이다.


 3. 넷플릭스 드라마/영화 제목을 영어로 기억해준다. 약간의 암기력이 필요한데 빅뱅이론 -> 빅뱅띠어리, 에밀리 파리에 가다 -> 에밀리 인 패리스, 상사에 대처하는 로맨틱한 자세 -> set it up 이런 식으로 좋아하는 드라마는 영어 제목으로 외워둔다. 영어 제목과 한국 제목이 다른 드라마를 좋아하도록 해라.


 4. 단위를 바꿔 말한다.


 본인의 키는 피트로, 몸무게 파운드로 환산해서 외워둬라. 발 사이즈도 미국식 발 사이즈로 외워둬라. 이건 걍 외워야 한다. 그리고 cm, kg 등 한국식 단위는 때려죽여도 헷갈려서 못쓰는 척 해라.


 4. 교표 어플리케이션을 익혀라


 1. 지도는 무조건 구글맵을 쓴다. 길을 거지처럼 알려줘도 때려죽여도 구글 맵이다. 네이버 지도 티맵 이런 건 걍 지우는 게 의심을 받지 않는 지름길이다.


 2. 카카오톡 옆에 와츠앱을 깔아 논다. 어차피 와츠앱 들어가 봤자 뭐 아무것도 모르고 영어도 못 읽으니까 로그인할 필요도 없다. 카카오톡 옆에 두면 확 글로벌 인재 같으니까 걍 느낌만 내자.


 3. 친구끼리 밥 먹고 송금해야 할 때 '벤모할게~' 라고 한 다음에 바로 '아 맞다 토스 할게'라고 해라. 벤모는 미국의 토스다. 토스할게~라고 하기 전에 4글자 더 더해서 교포 느낌 물씬 내보자.


결론


 지금까지 영어 한 마디 못해도 교포 인척 하는 많은 방법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 방법을 쓰면 무조건 교포로 보이긴 하는데 좀 깊은 인간관계로 들어가면 님들 토종 한국인인 거 다 티 난다. 그니까 최대한 얄팍한 인간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한 번 만나고 안 볼 사람 위주로 스킬을 쓰는 것을 추천한다.

 정말 어쩔 수 없이 교포 느낌을 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위 방법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

 농담입니다. 대한민국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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