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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갱 Apr 28. 2022

여드름을 극복하는 3가지 방법

여드름. 짜지 마세요, 키우세요.

출처: 네이버 히히포스터

 예전에는 여드름이 청춘의 상징으로 가볍게 여겨지는 풍토였지만 최근에는 여드름이 엄연히 질병으로 다뤄지기 시작했다. 특히, 청소년기에 폭발하는 호르몬과 함께 여드름도 많이 나는 경우가 많은데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인지라 여드름은 자칫 마음의 병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과 생활환경의 변화로 인해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 여드름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짜도 짜도 쳐 올라오는 여드름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부모님에게 받은 건 가난과 여드름뿐인 나는 여드름을 25년간 연구했으며 그 결과 여드름을 극복하는 방법을 알게 되어 여러분께 공유합니다. 여드름 이제 걱정하지 마세요.


 1. 그냥 여드름 아니고 반려 여드름


 여드름이 계속 난다고 짜고 또 짜면 내 몸의 일부를 계속 파괴하는 건데 너무 폭력적이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지만 부모님이 물려준 소중한 우리의 몸인데 이제 스스로를 아프게 하지 말고 여드름을 키워보자.

 나는 최근에 턱에 여드름이 하나 났는데 초창기 피부 안에 멍울이 느껴질 때부터 드름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반려 여드름으로 키우고 있다. 우리 드름이는 처음에는 쪼꼬맸는데 어느새 무럭무럭 자라서 꽤 커져서 턱을 차지하고 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세수할 때 드름이한테 내 속마음도 이야기하고 하다 보니 정이 들었고 이제는 어디든지 나와 함께 하는 소중한 내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다. 드름이는 최근에 전성기가 지나서 슬슬 고름이 터지려고 하는데 요즘엔 하루하루 드름이가 무지개다리 건널까 봐 불안하다. 그래도 드름이는 흉터를 남기고 갈 테니 얼굴에 남은 흉터를 보면서 평생 드름이를 추억할 수 있게 된다. 너무 아름다운 스토리 아닌가.

 반려 여드름은 나만의 은밀한 비밀 친구가 되었다. 반려 여드름이 자리 잡고 성장하고 헤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이 나를 더 어른으로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무료한 생활에 따듯한 동반자가 되어주기도 한다. 여드름 많이 나면 개이득이다. 그만큼 내 소중한 반려 여드름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아~ 반려 여드름 하나도 없는 왕따 피부 불쌍하다.


2. 여드름이 대세인 나라를 만들자

 여드름쟁이들이 마음을 하나로 합쳐 이 세상을 가스 라이팅 하자.

 앞으로는 미의 기준이 여드름이 된다. 예를 들어, 친구와 싸우다가도


 “아 됐다, 여드름도 안 난 애랑 무슨 이야기를 하냐”


 이런 식으로 여드름이 안 나면 약간 인생도 모르는 풋내기인 거 마냥 가스 라이팅을 하는 것이다. 여드름이 약간 상남자, 상여자의 상징으로, 뭔가 멋있는 거처럼 포장해서 세상이 여드름을 보는 관점을 바꿔보자.


 “소개팅? 사진 바바, 아 뭐야 여드름도 안 났잖아.”

 “야 쟤는 피부가 깨끗해서 너무 약해 보인다, 쟤 까자.”


 그러면 피부 깨끗한 애들도 뭔가 불안함을 느끼면서 여드름 한 번 가볼까? 이런 식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럼 피부의 하향 평준화가 일어남과 동시에 여드름쟁이들에 세상이 올 것이다.

 유행이 돌고 돌고 쳐 돌아서 메이크업할 때 여드름을 표현하고 피부과에서 여드름 생성 레이저를 받는, 언젠가 여드름이 트렌드인 세상이 오도록 우리 여드름쟁이들이 합심해 오늘부터 세상을 바꿔보자.

 아~ 피부에 아무것도 없어서 심심하고 밋밋한 애들 불쌍하다.


3. 여드름 하나 날 때마다 나에게 상을 주자


  위 방법으로도 여드름이 날 때마다 스트레스를 그래도 받는다면 여드름이 하나 날 때마다 나 자신에게 상을 주자.

 이마에 나면 치킨, 볼에 나면 피자, 코에 나면 보쌈, 턱에 나면 족발. 이런 식으로 부위를 나눠 여드름이 하나 날 때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배달시키자.

 그러면

 “아싸! 나 코에 여드름 났다, 보쌈 먹어야지”

 이런 식으로 여드름이 언제나나 그것만 바라보면서 살게 된다.

 만약에 롤을 좋아하면 여드름 하나에 롤 한 시간, 코에 나면 스킨사기 등 이런 식으로 변형해서 자신만의 여드름 커스터마이징 하면 된다.

 그러다 보면 여드름이 나는 것이 이제는 고역이 아니라 축제가 된다.

 ‘제발 여드름 나라, 나라’ 하는 자기 자신을 발견할 때쯤에 여드름은 스트레스가 아닌, 삶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아~ 피부에 아무것도 안나는 애들 재미없게 살아서 불쌍하다.


 나는 이런 식으로 여드름을 나의 가장 친한 친구로, 또 주말보다 더 기다리는 즐거운 이벤트로 즐기고 있다.

 내일은 이마에 여드름 나서 치킨 먹고 싶다, 그리고 우리 여드름 애기 예쁜 이름을 지어주고 소중히 키워야지.

 여드름은 이제 우리의 친구다.

 근데 진짜로 여드름이 스트레스면 지랄말고 로아큐탄을 처방받아먹자.

 그럼 안 나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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