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묵돌 Jun 20. 2023

습작

백아흔네번째


보아하니 당신은

별 볼 일 없는 삶……

형편없는 봉급과 그에 걸맞은 취미

하잘것없는 일에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이라는 걸 애저녁에 알았습니다

어떻게라뇨 이름만 봐도 뻔할 뻔 자죠

어차피 이름 없는 삼류 회사 새회사

사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거기서 거기죠……


듣자하니 당신은

인정머리 없는 놈……

대기업 취직이 인생의 업적이라지만

세상 물정도 인생의 참 의미도 모르는


그런 사람과는 더 얘기하고 싶지 않군요

떡값이니 성과급 같은 단어는 넣어두기를

어차피 틀에 박힌 삶 기계적인 월급쟁이 인생

평생의 대가가 그뿐이라니 남을 밟으며 살죠……


오늘도 창밖엔 볕이 드나들고

오후에는 구름이 밤에는 달이

비로 젖은 땅 위에는 풀 내음이

꼬까신 구겨 신고 가는 아이들이


설령 있더라도 모르는 일이다

긴 긴 가림막을 드리우고서

하나 같이 눈먼 사람들처럼 말한다

 “나는 보지 않아도 다 알아!”


당신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블라인드>

2023. 6




<차양막을 치고 있는 남성>, AI로 작업(DALL-E).


매거진의 이전글 습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