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첫 순간 그리고 늘 함께 걷는 이길
나는 늘 무진을 여행합니다
그 길위에서, 그 속에서
그렇게 30년을 노래 합니다
6월 처음 마주친 시선
모퉁이를 돌아 단 하나 뿐인 통로 앞에 선 순간
차원을 넘어 흐르던 시선
세계가 잠시 정지된 듯한 장면
반드시 거기서 그렇게 꼭 함께 문을 나서야 했던 굳은 결정
그리고 시작된 여행
삶을, 시를, 음악을 나누었던
2시간 동안의 긴 인생여행 .
그리고 2달간의 숙려
8월 6일의 첫 편지
숱하게 합일되었던 말과 영혼과 새롭게 열렸던
삶의 순간들 ,
이승의 La Double Vie
시간의 더함이 보여주었던 1인 2생의 모습
그리고 다시 6월이 오는 그날 시계는 멈추고
그리고 10년 후
그리고 22년 후
그리고 30년 후 다시 6월의 응시
그리고 또 두달이 흐르고,
다시 8월의 첫 인사
마치 30년 처럼 사연과 함께 꽃이 오고
부재를 대신한 꽃은 조화처럼 성성하고,
대체할 수 없는 무진기행을 파고드는
또하나의 데쟈뷰
모든 거부와 포옹의 세월이 흐른 뒤
다시 시작된 갈구와 기다림, 그리움의 세월
무엇일까 ?
죠르바의 춤은 여전히 해변에서 쓸쓸하기도
허허 롭기도 한 발짓과 몸짓으로 흐르고,
산토리의 연주가 흐르고
부둣가 카페 안쪽에서 창문을 밀어제치며
달려 드는 파도를 바라보던 그 책벌레는
잠시 배를 타고 긴 항해를 하곤
다시 돌아와 다시 크레타로 가는 배를 기다리는지
아니면 이젠 그 섬에 사는지
그 응시의 눈을 이젠 함께 바라보는 눈길로 불태우는지..
아님, 다시 조르바를 기다리는가
혹은 내겐 다시 조르바의 탯줄을 이어줄
긴 여행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가 ?
나는 어떻게 이 여행을 마무리 해야할까
심장을 녹이며
한 줌의 흐느낌도 흘리지 못하고
오로지 침묵으로만 견뎌야 했던
눈물이 바다를 이룰 것 같은
이 여행을..
그리고 끝내야 하나,
아님 나는 아직도 이 여행을 붙들고
내 삶을 살아야 하나
만일 남은 생을 다 이끌고 간다면
지나온 날보다 더 길게 남은 그 시간을
나는 이 여행으로 채워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