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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원기둥 Jun 16. 2022

나의 육아 완벽주의 해방 일지

신생아를 기르던 시절에 후회한   하나는 "미리미리 공부해  걸"이었다. 미리 육아책과 각종 스킬들을 미리미리 공부  해둘걸 정말 후회했다. 왜냐하면 신생아를 돌보는 것은 처음이라 말 그대로 멘붕이었고, 높아진 나의 불안은 친정엄마나 주변인의 조언을 믿을  없게 만들었다. 그래서 나는 신생아가 잠을  사이에 쉬지 못하고 책을 사보고 유튜브와 맘까페에서 정보를 찾고 검증하며 헤매고 다녔다. 너무 힘든 시간이었다. 못 자고 못 먹는데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이 나를 사로잡았으니


한국의 주입식 교육방식과 사교육 시스템에 익숙한 나는 모든 것에 정답이 있다고 체득했고, 아이를 키우는 일 또한 그럴 것만 같았다. 난무하는 육아 정보와 불안을 자극하는 육아용품 광고들도 역시 그러한 메시지를 준다.


 "신생아 수면과 수유는 000해야 한다. 000 있으면 꿀잠 보장이다. 아기가 지금 00 못하면 아기가  힘들다"


불안이 높아진 초보엄마는 '내가  몰라서 아기를 위험에 빠트리면 어쩌나,   하는 아기를 힘들게 만들면 어쩌나' 하는 걱정과 함께 육아정보와 조금이라도 다르게 했던 것이 있다면 엄청난 죄책감에 휩싸였다. 바로 그날은 유튜브와 맘카페를 찾아 헤매고 쇼핑을 하게 된다.  떠오르지도 않고 떠올리기도 힘든 나와 내 아기의 신생아 시절.


최근 읽은 <잃어버린 육아의 원형을 찾아서>라는 책에서는 아이를 존중하는 문화 속에서 주양육자와 아기가 친밀한 시간을 보내며 양육하는 아마존 예콰나족의 육아방식을 소개한다.  관찰을 서구의 여러 육아법들이 사실은 부자연스럽고 오히려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을 저해한다는 주장한다. 세부적인 방식이 문명화된 지금과 맞지 않겠지만, 결론적으로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아기의 기본 욕구를  충족시켜주면서 정서적인 애착관계를 맺고자 하는 엄마의 본능에 충실하는 것이 좋은 육아방법의 핵심이라는 점에  매우 동감한다.


신생아 시절  먹지 않았던(혹은 책에 나온만큼 먹지 않은) 아기로 인해 수유시간은 내가 찾아낸 많은 정보들을 실험해보고 좌절하는 시간이었다. 수유시간이 다가오는  두렵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 그냥 모든 것을 “툭” 내려 는 경험을 한다.  머릿속의 "이래야 "라는 것에 대해 포기하자 마음이 편안해졌고, 그제야 냠냠 쪽쪽 먹는 아기의 사랑스러운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자 사랑스러운 마음이 느껴지면서 무엇인가 퐁퐁 솟아나는 느낌이 들었다. '이게 사랑의 호르몬이라는 옥시토신  그런  작용하는 건가' 으면서 눈물이 났다. 아마존 예콰나족 엄마들은 항상 이런 기분일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양육자로서, 엄마로서 "완벽하게  해내야 . 아기에게 아주 좋은 환경을 주어야 . 육아서와 유튜브에서 말하는 대로 이렇게 해야만 "라는 생각을 앞뒤 가리지 않고 나도 모르게 흡수 한 것 같다. 로인해 더 불안하고 초조마음이 었던 것이리라. 공포와 불안의 장벽은 아기에 대한 자연스럽고 편안한 사랑, 행복을 가리게 만들었다.


곧 36개월이 되는 아이를 기르는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신생아와 육아에 대해 미리미리 공부해 두는 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대충 큰 틀에서 마음의 준비와 육아 방향성을 위해 필요하겠지만, 육아서에 나온 대로가 아니라 엄마가 된 나를 믿고, 나와 아기의 욕구와 감정을 믿으며 따라가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정신을 좀 차리니 경험하고 배웠던 많은 것이 상기된다. 기본 원칙과 방향이 중요하고 디테일과 실전은 아이마다, 상황마다 다를 수 있다는 점 말이다.


나는 임신 중인 친구가 있다면 수면과 신생아 돌보기에 관련된 책을 2-3 정도 추천한다. 그리고  덧붙인다.  "육아서에 나온   정답은 아니더라. 엄마아빠가 감당할  있는 만큼 아기랑  맞춰가는  가장 중요한  같아. 그리고 엄마아빠가   자신을 믿어."


육아에 대한 정답, 완벽 신화에서 해방되자.

삶에 정답이 없다던데. 육아도 삶의 일부분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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