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발달영역에서 공부하고 일한지 10년이 넘었다.
우리 영역에서 사례발표, 혹은 사례에 대한 수퍼비전을 받는 것은 실력향상에 필수이다.
그것을 준비할 때 우리는 발표할 아이에 대한 모든 데이타를 모아 정리한다. 발표를 듣는 청중과 수퍼바이저가 사례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다. 아이의 출생시점부터 정리하기도 하며, 부모님과 조부모님, 형제자매의 특징과 성향, 가정의 경제력과 같은 부수적인 요인들도 포함시키기도 한다. 또, 어떤 때는 한 시간 동안 오고갔던 행동과 말을 모두 텍스트로 옮기기도 한다.
한 아이의 현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그래서 사례는 짧은 글이나 광고에 사용하지 않는다.
"000했더니 아이가 2주만에 '응'이라고 대답해요."
이 문구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아이의 발달의 경로 앞뒤를 자른 그 정보는 사실 무용하다. 그냥 자랑하는 말소리일 뿐이다. 엄마가 했다면 자신의 능력에 대해서 자랑하는 거고 업체가 했다면 우리업체가 이렇게 잘 했으니 너도 와라 2주만에 응하게 해줄게 라며 결재를 부축이는 말 이다.
그런데 아이마다 가정마다 모든 상황이 다르므로 다른 아이는 2주만에 그것을 못할 확률이 매우 크다.
이런 인스타 광고와 게시물이 너무 많다.
사례를 들며 우리 업체 제품이 훌륭하다는 광고
우리 아이, 남편, 가족의 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훌륭함을 드러내고 부러움을 독차지 하고 싶은 게시물들
그러니 SNS를 진짜로 믿지말기로 하자.
어쩌면 그것을 관람하지 않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게시물을 보는 것 만으로도 우리는 자동적으로 많은 것을 하게 되고 나도 모르게 많은 생각과 감정이 스며들어 내 진짜 의도와 다른 행동까지 하게 만드므로...
현재 나의 삶을 살기가 참 어려운 세상이다.
땅에 발디디고 잘 서고 걷고 뛰고 그렇게 그냥 살기로, 오늘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