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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g Oct 15. 2016

구글에서 인턴십을 통해 배운 것

더 나은 아이디어를 위해

구글 아이디어 대회 Dragon's den의 발표가 났다.

전 세계 구글 오피스 수백 팀 중 9팀만 뽑혔는데 너무 당연하게도 나는 없었다.

뽑힌 9팀의 아이디어 영상을 볼 수가 있었는데, 내 아이디어는 똥이었구나 싶을 정도로 엄청난 프로젝트가 많았다. 좌절보다 내가 저 수백 팀 중 하나였다는 사실과 경험, 배움 속에 이번 대회는 만족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도와줬던 동료와 옆 팀 매니저들이 생각나서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What I've learned through Dragon's Den (내가 대회를 통해 배운 것들)"이라는 제목으로 동료와 옆 팀 매니저들에게 이메일을 적어 보냈다.


아래 이메일 내용의 일부, 배우고 깨달은 것들이 굉장히 많지만 그중 몇 가지를 꼽자면:


1. 구글엔 엔지니어뿐만 아니라 엄청나게 천재적인 생각을 가진 마케터들이 있다는 것. 마케터들은 단순히 구글 제품과 서비스를 프로모션 하거나 더 많은 사용자를 모으기보단, "마케팅"이라는 한 분야를 통해 이 세상과 사회의 많은 부분에 기여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번에 발탁된 9개의 프로젝트 중 6개 정도가 인종차별, 자폐증에 대한 편견과 같은 문제를 구글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개선하는 아이디어였다. 정말 일반적으로 어떻게 해결해야 되나 고민하는 사회 문제에 구글 제품과 서비스의 손길? 이 닿으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엄청난 배움을 얻었다. 아이디어를 보는데 감동을 받았다. 나도 훗날 저렇게 일조하고 싶다는 다짐을 해본다.  


2. 당시 3주 차인 나의 아이디어는 정말 말 그대로 아이디어였다. 발상 자체는 좋지만 구체화되지 못한 것 같다. 나름 플랜이 있었지만, 구글의 이전 프로젝트나, 제품, 미션, 목적 등을 더 자세하게 공부하고 이해했다면 더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9개 발탁된 구글러들은 최소 1-2년 경력이 있는 분들이었다. 경력 핑계를 대고 싶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아쉽지만 더 많은 리서치가 필요했던 건 사실이다. 구글이란 어마어마한 기업을 3주 만에 이해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3. 영상편집을 더 공부해야겠다... 나름 영상편집에 취미를 두고 있어서 잘한다 생각했는데 더 실력을 키워야겠다고 깨달았다.


이메일 끝에는

I will continue thinking, one day I will pitch a better idea to make it happen (저는 계속 생각할 것입니다, 나중에 더 나은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그걸 현실화시킬게요)

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리고 오전에 옆 팀 매니저로부터 답장이 왔는데:

새벽에 너의 이메일을 받고 굉장히 기뻤다, 네가 새벽 2시 50분까지 안 자고 회사 이메일을 왜 보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는 새로 온 애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구글러들처럼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고, 제안해내고 똑같이 cool하고 세상 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조한 것에 대해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Keep the ideas and the creation process always On! 네가 다음 아이디어를 가진다 해도 절대 한계를 두지 마, 내가 7년 동안 있으면 본 구글은 네가 가진 아이디어를 아무데서나 실컷 말해도 되고 그걸 또 현실화시켜주는 곳이야. 아마 너의 다음 아이디어가 새로운 작은 제품을 탄생시킬 수도 있고, 혁신을 일으킬 수도 있어. 계속 생각 이어서 하길 바라, 그리고 언제든지 좋은 생각이 나면 여느 때처럼 날 불러줘! 난 미친 생각하는 걸 좋아하거든:)


오늘따라 구글에서 일하는 게 엄청나게 행운이고 행복하구나 라고 새삼 느끼며. 무언가에 실패했지만 배운 것과 느낀 것이 많아서 아쉽다기보다 많은 것을 얻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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