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작은 키스] 분석_3. 결말

평범하지 않은 결말-사랑의 시작을 향한 여운

영화 [시작은 키스]의 결말은 전형적인 로맨스 영화와는 다른 독특한 여운을 남깁니다. 대부분의 사랑 이야기에서 결말은 화려하거나 극적으로 사랑의 승리를 선포하는 순간으로 마무리되곤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조용하고도 담담한 방식으로 사랑의 완성을 보여줍니다. 나탈리가 마르쿠스를 진정으로 받아들이는 마지막 장면은 평범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사랑의 의미가 온전히 담겨 있습니다.

결말에서 나탈리는 마르쿠스를 자신의 고향으로 데려갑니다. 그곳에서 그녀는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며, 프랑수아의 무덤을 찾아가지만 문이 잠겨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무덤이 닫혀 있다는 것을 넘어, 과거의 사랑과의 이별이 이루어졌음을 상징합니다. 이제 그녀는 과거에 머무는 대신 새로운 삶과 사랑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후 그녀는 마르쿠스를 자신의 할머니에게 소개합니다. 단순한 농가에서 함께 식사를 나누며, 마르쿠스는 나탈리의 가족과 일상에 녹아듭니다. 이 과정에서 할머니는 "그는 좋은 사람이다"라는 말을 건네며 마르쿠스를 인정합니다. 이 장면은 나탈리가 그를 단순히 동료나 친구로 여기는 것을 넘어, 자신이 진정으로 신뢰하고 받아들였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영화는 이 조용한 순간을 통해 사랑의 성장을 담아내며, 과장 없이 삶 속에서 사랑이 어떻게 자리 잡는지를 보여줍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두 사람은 정원에서 숨바꼭질을 합니다. 마르쿠스는 나탈리의 어린 시절과 그녀의 과거를 상상하며 그녀와 함께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나탈리는 카메라를 바라보며 묘한 미소를 짓습니다. 이는 단순한 행복 이상의 감정을 담고 있습니다. 나탈리가 결국 자신의 삶을 마주하고, 마르쿠스와 함께 새로운 시작을 받아들였음을 의미합니다. 이 순간은 사랑이란 단순히 상대방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과의 화해를 포함한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이 결말이 특별한 이유는, 영화가 사랑의 과정을 과장되게 묘사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관객은 화려한 고백이나 극적인 사건 대신, 사랑이란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가는 삶의 작은 순간들 속에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두 사람이 정원에서 서로를 발견하는 장면은, 사랑이란 "있는 그대로의 상대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조용히 전합니다. 이 영화는 사랑이란 결국 화려함보다 일상 속에서 진정성을 찾아가는 여정임을 보여줍니다.

결국 [시작은 키스]의 결말은 보통의 로맨스 영화처럼 명확한 선언이나 극적인 클라이맥스로 끝나지 않습니다. 대신, 두 사람의 관계가 성장하고, 나탈리가 자신의 과거와 화해하며 새로운 사랑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더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이 영화는 사랑의 완성을 평범함 속에서 찾아내는 방식을 통해, 관객들에게 사랑이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게 합니다. 사랑의 결말이란 완벽함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여정임을 이 영화는 조용히, 그러나 강렬하게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