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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패션서울 매거진 Oct 16. 2018

29세 처음 재봉틀을 잡은 디자이너 창업 스토리

제이초이 최정수 디자이너 “네 안의 열정을 분출하라”


어릴 때부터 패션디자이너를 동경한 꿈 많은 청년 최정수는 늦은 나이인 29세에 처음으로 재봉틀을 잡았다.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막연함은 있었으나, 정확히 무엇을 시작해야 할지 몰랐던 시기 그는 갈등도 방황도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꿈이 무엇일까” 고민을 한끝에 돌연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이후 파슨스에서 패션디자인 전공한 후 뉴욕에서 디자이너 하우스 등에서 경험한 한 후 귀국길에 오른다. 


한국 생활은 순탄치는 않았다. 취업은 어려웠고 어렵게 잡은 대기업 디자이너 면접에서는 참기 어려운 굴욕도 당했다. 최정수 디자이너가 본격적인 창업 전선에 뛰어든 때가 이때부터다. 다음은 최정수 디자이너와의 일문일답.


 


이화여대 5길에 위치한 제이초이 쇼룸, 선명한 제이초이(JCHOI)로고가 눈길을 끈다.



Q. 전개하고 있는 제 이 초 이는 어떤 브랜드인가?
제 이 초 이(JCHOI)는 2015년 11월에 론칭한 디자이너 브랜드이다. 클래식과 컨템퍼러리, 콘셉트와 리얼리티, 대중과 디자이너 사이의 양극단 스펙트럼 안에서 접점을 찾아 건축, 사물, 회화 등의 다양한 주제들을 기하학적으로 풀어내고자 한다. 

Q. 창업(론칭) 계기는?
평소 마크 제이콥스, 캘빈클라인을 동경해 왔다. 창업 전에는 평범한 직장생활을 했었는데 내 안의  가이져(Geyser) 같은 것이 꿈틀였다. 내 안의 열정을 분출하고 싶었다. 그래서 유학 생활을 마치고 장고 끝에 사업자등록증을 냈다. 

Q. 이파로 지원 동기는?
주변 동료 디자이너들에게 정보를 얻었다. 특히 얼킨 이성동 실장님의 추천으로 지원하게 됐다.


이화여대 5길에 위치한 제이초이 쇼룸


Q. 실제로 어떤 효과는 얻고 있는가?
심리적으로 많이 안정됐다. 무엇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라는 큰 자산을 얻은 기분이다. 신진디자이너의 경우 여유 자금이 많지 않으면 본인(쇼룸) 매장을 갖는 게 쉽지 않은데 해외 바이어들에게 제이초이의 제품들을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크나큰 행운이다. 지금은 국내외 바이어와의 소통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Q. 창업하면서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인가?
디자이너 브랜드의 베이스는 말 그대로 디자인이 가장 중요하다. 부족하기에 디자인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고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지금은 소비자들에게 공감을 주고 만족을 느낄 수 있는 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싶다. 그러나 소비자와 만남을 할 수 있는 마케팅부터 회계, 자금 조달 등 전사적인 업무를 모두 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지금은 제이초이에 대한 브랜딩을 효과적으로 하는 것이 급선무다. 
 
Q. 마케팅은 어떻게 하는가? 
브랜딩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를 한다. 주변 동료들과 정보도 공유하고 외국 서적과 웹서핑을 통해 모티브를 얻는다. 
 
Q. 어려움들은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
해외 전시회 위주로 많이 나갔다. 가보니 생각보다 어려웠다. 특히 사드 문제와 각종 테러로 인해 바이어의 발길이 뚝 끊겼었다. 이때 정말 큰 충격을 받았었다. 후즈넥스트에서 만난 스페인 디자이너는 “해외 전시회가 갈수록 죽어가고 있다"라고 말을 나눴다. 전시회 조직위에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Q. 해외 매출도 있다던데...
작년에 해외에서 4천만 원 정도 수주를 받았다. 그러나 리오더는 되지 않았다. 이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결론은 디자인은 나쁘지 않았는데 가격 및 수량에 대한 저항이 있었음을 느낀다. 당시 바잉 기준이 최소 5장이었다면 15~20장 불렀었다. 지금은 브랜드 정책을 어느 정도 마련하면서 바이어 니즈에 맞춰 진행하고 있다. 
 
Q. 창업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무엇인가?  
회사에서 3년 배운 것을 창업하면서 3개월 만에 배웠다. 창업한 사람들은 다 공감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제점을 파악해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 이때의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회사 생활을 했을 때는 시키는 것 중심으로 했다면, 지금은 핸들을 잡고 있는 느낌이랄까? 내가 원하는 방향을 설정하고 도전하는 것이 즐겁다. 내 것을 내가 할 수 있다는 것이 인생의 큰 행복이라는 것을 몸소 배우고 있다. 
 
Q. 여가 시간엔 주로 어떤 것을 하는가? 
지금은 옷이 나의 큰 관심사이자 취미 생활이다. 나는 남자가 흔히 즐기는 술, 담배, 커피 등을 전혀 하지 않는다. 또한 남성들의 취미 생활인 낚시, 축구, 자동차에도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남자라서 이런 건 해야 돼, 남자가 그렇도 안 해?”라는 말에는 동조하지 않는다. 

Q. 인생 멘토가 있다면
뉴욕에 멘토님이 있는데 5년 동안 꾸준히 멘토링을 해주시고 있다. 전에는 고집이 많이 세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고집을 ‘소신’으로 바꾸는 데 많은 도움을 주셨다. 특히 투자도 해주셔서 어려울 때 큰 도움이 됐다. 지금은 이민을 가셔서 교육사업을 하고 계시다. 
 







시즌 콘셉트 *가이져(Geyser)




Q. 이번 2019 S/S 서울패션위크에 선다. 컬렉션에 대해 소개해 달라.
시즌 콘셉트는 *가이져(Geyser) -Passion spout out of inside you ‘네 안의 열정을 분출하라’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지만 숨길 수 없는 마음속의 열정과 메타포를 가이져로 표현했다. 모든 창작자들이 하나의 작품이 나오기까지, 끊임없이 노력하는데, 최종 결과물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함축적으로 보여 주고자 한다. 특히 이번 컬렉션은 지하에서 끓다가, 지상을 터져 나오는 비등천(沸騰泉)과 후폭풍으로 나오는 스팀의 형태를 SS19 메인 실루엣으로 살려냈으니 관심 있게 봐주길 바란다. 
 
Q. 그동안 이파로 및 창업지원센터 지원을 받았는데 느낀 점이 있다면?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것들이 필요하다. 좋은 말이나 회계, 마케팅 어떻게 하는 것을 알려는 것은 단기적인 도움이 되나 장기적인 도움은 되지 않는다. 어차피 우리가 다 잘할 수 없다고 본다. 지금 디자이너한테 필요한 것은 생산비, 즉각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마케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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