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트키를 알려드립니다

시험 빠르게 합격하는 법

 새로운 학생과 두 번째 수업. 우리는 하나의 전략을 배운 뒤 몇 문제 연속으로 해당 전략을 적용해보았다. 반복 훈련을 통해 감을 제대로 잡은 학생은 이렇게 물었다.

"이걸로 모든 문제 다 풀 수 있어요?"

 

 만약 이 질문에 yes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있다면... 여러분, 그 사람은 사기꾼입니다. 도망치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험생들은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해줄 마법의 주문을 원한다. 안타깝게도 원하는 대답을 해줄 수는 없다. 그런 방법은 정말로 없기 때문이다. 이런 희망은 초장에 꺾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병을 치료해준다는 존재하지 않는 미지의 물약을 찾아 헤매다 수험생활이 끝나버릴 것이다. 비법은 다양한 전략을 열심히 훈련하여 누적된 학습이 기적을 일으키는 것뿐이다.

 간혹 이런 광고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누적 판매량 1위"

"누적 매출 000원"

 나에게 '누적'이란 단어는 '현재는 1위가 아니지만 누적하면 1위다'라는 뜻으로 들린다. '우리는 오래됐다', '신생회사는 못 따라온다'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 오래된 걸로 1등이라고 우기는 건 좀 치사한 것 같긴 하다. 그런데 이 사실이 가볍게 무시해버릴 수 없는 대단한 것이기도 하다. 누적된 건 시간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양도 쌓이고 노하우도 쌓인다.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는 어마 무시한 경쟁력이 된다.

 혹시라도 아주 만약에 한 번에 모든 문제가 풀리는 비법이 있더라도 출제자들은 그 방법이 무용하도록 바로 조치를 취할 것이다. 고로 새로운 지름길을 찾아내려는 헛수고보다는 원래 노선으로 가는 것이 훨씬 더 빠른 길이다.

 몇 년씩 고시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출제자들도 바보가 아니다. 하루아침에 뒤집을 수 있는 요행을 바란다면 오히려 다른 길을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적어도 수험생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룰이다.

그런 요행이 통한다면 인생이 얼마나 허무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