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언

“조언은 말을 듣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사람을 듣는 일이다.”

by 이레재

요즘 사람들이 듣기 가장 기분나쁜 말 중 하나가 ‘기분 나빠하지 말고 들어’라는 말이라고 한다. 우리는 그만큼 말의 내용보다 그 말이 어디서부터 왔는지를 듣는다. 조언은 그런 점에서 언제나 의도의 문제다. 아무리 옳고 도움 되는 말이라 할지라도, 그 말에 어떤 포장지를 입히느냐에 따라 듣는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낼 수도, 완벽한 선물이 될 수도 있다. “너 잘되라고”, “네가 성공했으면 해서” 라는 말을 우리는 많이 해왔고, 많이 들었다. 조언이 실은 말하는 사람의 불편한 감정, 경쟁심, 또는 미묘한 우월감에서 비롯되었다면, 듣는 사람은 그것을 본능처럼 알아챈다. 말보다 마음이 먼저 닿기 때문이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여도, 아무리 정당한 말이라 해도, 조언은 건네는 방식과 전달되는 온도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낳는다. 또한 이미 방어 태세를 갖추고 있는 대상에게 함부로 조언을 해서도 안된다. 그 어떤 조언도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되돌아올 수 있다. 곡해는 그렇게 시작된다. 일례로 나의 큰 아이는 내년에 중학교를 앞둔 사춘기에 막 진입한 아이다. 엄마가 일방적인 대화를 시도하려는 걸 아는 순간, 눈빛부터 변한다. 그때부터는 엄마의 메세지보다 태도에 집중한다. 시간이 지나보니 알 수 있었다. 조언은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여야 그 힘을 발휘할수 있다는 것을.


조언은 칼보다 예리하다. 그 사람이 말끝에 얹은 어조, 단어 하나하나를 통해 나는 이 조언이 나를 찌르려는 것인지, 아니면 나를 변화시키고 싶어 하는 마음인지를 직감할 수 있다. 그래서 진짜 조언이란, 따뜻한 관계의 서사 안에서, 소중한 사람에게 가장 부드러운 어조와 분위기 속에서 마치 오래 아껴두었던 선물상자를 조심스레 꺼내듯 해야 한다. 조언에는 마음을 움직이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안에 담긴 마음이 왜곡되지 않고 고스란히 닿는다. 조언은 감동을 동반해야 비로소 그 본연의 가치를 발현한다. 말에는 모서리가 있어서 말의 방향을 잘못 잡으면, 그 모서리가 상대의 마음을 긁는다. 그러니 조언은 늘 정성껏, 따뜻하게, 그리고 겸손하게 해야 한다. 조언은 결국, 마음의 포장기술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기술을 계속 연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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