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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rdonSun Sep 10. 2022

Rainman 3

세번째 눈뜨기                                                     95년 어느달

     

  죽음(!?)   

 나의 죽음이 다가온다. 

 매일 

 난 

 “나의 죽음은 어떻게 생겼을까 ?” 하는 의문에 잠긴다.

 그러다 보면 소중한 사람이 생각난다. 

 나의 죽음을 만나기 전,

 내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과 

 잠깐이라도 

 함께 있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에 

 난 

 다시 모든 것을 잊고 삶을 산다. 

 허탈감을 가슴가득 안을채로.......

         죽음 1 (외로움)

 모든 것을 혼자서 해결하는 어느 소녀가 있었다. 

 그래서 언제나 외로워보였다.

 그 소녀는 외롭게 보이지 않을려고 항상 웃음을 띠었지만

 그 웃음 저 너머엔 외로움이 웃으며 앉아있었다.

 마치 불치의 병이라도 얻은 것 같이 자기의 고통을 

 남에게 나누어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 소녀는 항상 혼자 외롭게 고통과 싸워야 했다.

 때론 쉽게 풀릴 때도 있지만 

 고통 중 대부분이 많은 아픔을 남겼다. 

 이제 소녀는 죽음을 기다린다.

 얾마남지않은 자기의 삶을 혼자서 지키며

 오늘도 외로움의 괴로운 친구가 된다.

 죽음 2(상상)

나는 아무 빛도 없이 캄캄함으로 가득찬 어둔 밤과 같이

빈틈이 없기를 노력한다.

나의 상상속에 빈틈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이 나의 죽음이다.

예기치못한 빈틈이 생기면 

나의 상상은 혼란스럽게 뒤죽박죽이 되어 버린다.

어둔 밤에 별빛이 하나 둘씩 밝아질때면,

어둔 밤에 네온등이 하나 둘씩 밝아질때면,

난 죽음을 기다린다.

빛으로 인해 만신창이가 된 나의 상상을 외면한채로......

 죽음 3 (스스로 만드는 것)

죽음이란 갑작스럽게 오는 것이 아니다.

죽음은 매순간마다 자신이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매일 죽는 연습을 하며 꽃처럼 웃곤 한다.

이런 모습이 인간이다.

그렇기에 아름다운 것이다.

 죽음 4 (좋음)

언젠가 정말 죽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지금도 간혹 그런 생각이 나지만 실제로 그렇지 못한다.

항상 좋음 그 자체로 끝을 맺는다. 

멋있게 낭떠리지에서 자유의 비행을 하며...

영화속 주인공같이 감동적으로...

아니면 아무도 없는 어둠에 쌓여....

나의 죽음은 좋은 것이라 생각된다.

왜냐하면 난 죽음 그 자체가 좋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죽음 5 (반복)

죽음. 죽음이란 말만 사용하니

정말 내가 얼마살지 못할 사람같이 느껴진다.

이런 반복속에 살다보면 죽음도 죽음이 되지 못한다.

사랑이 돌멩이보다 하찮은 요즘 세상에선 

걸리는게 죽음이다. 

무서워해야만 하는 데 그렇지 못하다.

왜냐하면 수없이 반복해왔기 때문에.

 죽음 6 (바람)

빨간 포도주를 마실 때면

언제나 바람이 세차게 분다. 

무거운 마음을 버리기 위해

난 바람과 포도주를 택했다.

무릎꿇어야 할 형편인데도

난 늘 절대자에 대한 반항처럼 내 의지를 택한다.

자신을 죽이는, 자신을 깨닫지 못한채로...

 죽음 7 (느낌)

한 인간이 죽음을 느낄 때가 있다.

되는 일이 없을 때

자기가 혼자라는 것을 느낄 때

나를 의지하고 싶을 때

그리고 

주님의 뜻이 보이지 않을 때이다.

난 지금 죽음을 느낀다.

 죽음 8 (뜨거움)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날때

억제할 수 없는 사랑의 감정이 솟을 때

마음 전체가 뜨거워진다.

이를 참지 못했을 때 

화산이 불을 뿜어내어 생명을 앗아가듯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두운 영혼이

뛰쳐나와 아무 죄없는 영혼을 짋밟는다.

난 오늘 분노를 참지못해 평온했던 나의 영혼을 짋밟는다.

 죽음 9 (사상의 무덤)

살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때면 난 무덤을 바라본다.

흔한 국화꽃 하나없는 사상의 무덤.

나를 뒤로 한채 먼저간 사상들을 본다.

그리곤 

지금 죽어가는 사상들을 붙잡고 

국화꽃 하얀 눈물을 흘리며 

힘없이 서있는 나의 모습에

난 아무 의미없는 엷은 미소를 보낸다.

 죽음 10 (공간 채움)

자유로움의 비행을 추구하면서도

난 빈공간의 추함을 달래기 위해

자유로움의 비행을 죽인다.

사소한 시비를 달래기 위해

난 나의 인간다움을 죽인다.

때론 어둔 세상에 속하기 위해

난 나의 거룩한 모습을 죽인다.

자유스런 속박의 사슬을 풀기 위해

난 나의 위선적인 모습을 죽인다.

화창한 가을날의 여유

가을엔 모두가 살아있다.

사람들의 모든 얼굴엔 

여유가 살아있고

넓은 들판을 감싸 도는 바람엔 

미소가 살아있고

파란 하늘은 

가을의 사람들의 사랑으로 가득찼다.

-95년 가을날 따슷한 햇빛을 맞으며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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