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월이 되면 자체 행사를 연다.
그건 어린이 벼룩시장이다. 올해는 6번째 행사다.
행사의 준비는 거창할 건 없다.
마당에 책상 몇 개와 돗자리 몇 개를 깔고,
먹거리는 인터넷으로 미리 준비해 둔다.
몇 년 전부터 센터에서 준비하는 것은,
삼겹살과 닭꼬치, 그리고 5리터짜리 케그로 된
독일 크롬바커 맥주를 준비한다.
아이들의 행사지만, 어른들도 즐거우면 되니깐
맥주는 한잔씩 무료다.
행사는 자발적으로 운영이 된다.
본인이 팔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
최근에는 부모님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김밥부터, 쿠키, 떡볶이, 까지 다양한 먹거리도 다양하다.
가격은 국내 최저가 일 것이다.
삼겹살은 한 컵에 1,000원, 닭꼬치는 500원에, 떡볶이 한 컵은 500원, 풍성한 솜사탕은 100원이다.
이상한 점은
저마다 그동안 집에 있는 장난감이며, 못쓰는 물건을
처분하려고 가져와 집에 짐이 좀 줄겠거니 했는데,
집에 갈 때는 팔러 가져온 물건 보다
많아 양손 가득 채워 집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서로 나눠먹고, 서비스가 충만하다 보니,
모두가 원가 대비 행복한 적다다.
그러나 매년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행사다.
작년에 구경만 했던 아이도, 올해는 장사를 해 보고 싶다며
집에 있던 물건을 끄집어 들고 와 장사를 한다.
이런 행사를 하고 나면 아이들이
달라진 점을 발견하게 된다.
일단은 경제에 대한 관심도 생기고,
사고 판다는 것에 개념이 생긴다. 파는 재미가 들려,
이것도 팔자 저것도 판자는 말을 한다.
또한 행사가 끝나고 다음 주의 수업에 아이들은
발달의 정도에 상관없이 집중하고, 적극적이다.
이유는 함께하는 행사를 했고, 그것에서 오는 친밀감이다.
그 우린 새로운 경험을 함께 함으로 해서
친밀감 쌓았고, 그것은 신뢰감으로 나아간다.
평상시 수업시간 초기에 울고 시작하던 아이도
새롭게 시작하는 한 주 울지도 않고, 안정적으로 수업에 임했다.
"아이들은 안다. 우리 지난주 함께 뭐 했잖아.
참 재미있었지.... 내년에도 또 하자."
아이들에게 새롭고 다양한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그 판을 깔아주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반면, 그 판 속에 다양한 시도를 하고, 성공도 해보고 실패도 해 보는 건
순전히 아이들의 몫이다.
By 브런치 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