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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lar Jul 25. 2023

타인의 일상을 경험합니다

가성비 콘텐츠 V-log

물건을 살 때 가성비 단어를 많이 언급한다. 기능, 디자인, 품질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했을 때 소비자 입장에서 판매 가격이 적당하다고 느끼면 가성비가 좋다고 흔히 말한다. 소비의 개념이 확대되면서 물건을 구입하는 것 외에도 가성비가 적용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옛날에는 책, 영화 같은 콘텐츠 분야가 한정적이라 콘텐츠의 종류도, 볼 수 있는 방법도 많지 않았다. 요즘은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를 내가 원하는 형태로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콘텐츠 홍수의 시대. 콘텐츠 간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우리는 더 이상 콘텐츠를 '본다'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책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에는 사람들의 콘텐츠 시청 패턴을 파악해서 사회 트렌드를 제시한다. 이제 콘텐츠는 감상의 영역이 아닌 소비의 영역으로 넘어왔다. 젊은 세대가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은 최소한의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전부 넘어간다. 대사 없이 인물의 섬세한 표정으로 감정을 표현한 장면, 비유적인 연출을 위해 풍경 또는 배경을 넣은 장면에서 빨리 감기를 한다. 서사구조를 파악하는데 꼭 필요한 요소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인터넷으로 미리 결말을 찾아본 뒤 콘텐츠를 보는 사람도 많이 늘어났다. 애써 시간을 들여 본 콘텐츠가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는다면 시간을 낭비했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다. 

콘텐츠에서 가성비를 따지는 방법은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봐야 할 콘텐츠가 너무 많고 그것을 다 볼 수 없기 때문에 한정된 시간 안에서 최대의 효율을 찾기 위한 새로운 트렌드가 되었다.  


나는 유튜브 콘텐츠 중 브이로그를 제일 많이 본다. (V-Log / 비디오’와 ‘블로그’의 합성어로, 자신의 일상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영상 콘텐츠를 가리킨다.) 콘텐츠 가성비를 생각하면 다른 사람 일상을 보는게 무슨 도움이 되겠냐 할 수 있지만 오히려 브이로그가 콘텐츠 가성비의 정점이라고 생각한다. 

브이로그에는 콘텐츠 창작자의 먹는 것, 입는 것, 사용하는 물건 부터 어떤 장소에 가서 보고 듣는 체험의 전부가 나온다. 영상을 보면 요즘 어떤 브랜드가 관심을 받고 있는지, 새로 오픈한 공간은 어떤 곳이 있는지, 새로 출시한 신상품이 무엇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여행 유튜버를 보면서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간접 경험하는 것과 비슷하다. 


물론 이런 정보를 얻기 위해서 브이로그를 꼭 챙겨보는 건 아니다. 우선 콘텐츠가 재미있어야 한다. 창작자가 나와 비슷한 취향, 관심사를 갖고 있거나 내가 꿈꾸는 일상을 살고 있는 사람이면 콘텐츠가 재미있게 느껴진다. 브이로그를 무슨 재미로 보냐며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데 브이로그의 포인트는 경험과 공유다. 

영상을 보고 있는 장소에서 직접 가지 않고 영상 속 상황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콘텐츠 가성비와 맞닿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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