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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아 Jul 22. 2018

수전손택의 <타인의 고통>

타인의 고통을 잘 공감하고 있나요?

2년 전, 도서관으로 출퇴근하며 논문을 썼을 당시,
이상하게 평소 안읽던 종류의 책을 많이 들춰봤었다. 

 
그때 우연히 접하게 된 수전손택의 <타인의 고통>

전쟁의 참상을 연출한 사진의 역할과 한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낸 책.


미디어의 발달로 점점 더 자극적인 사진과 연출된 이미지가 소비되면서 ‘타인의 고통’을 접할 기회는 많아졌으나, 그 기회가 많아진다고 하여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폭’이 더 넓어졌다고 할 수는 없다는 것.


- 굶어 죽어가는 아이 옆의 독수리 사진을 찍기 위해 셔터를 누른 사람이 대중들의 비판으로 자살을 했다는 이야기..
- 전쟁을 피해 바다를 건너던 시리아의 한 아기가 시신으로 발견되었다는 사진.
- 세월호 사건 때 전 국민이 우울증에 걸려 힘들어 했던 것도 잠시 금세 잊어버리고 또 다시 일상을 뚜벅뚜벅 잘도 살아가는 우리들. 


어느 순간부터 타인의 고통이 잠깐의 연민과 동정, 
자극적 재미요소로 치부되고 있었던 것은 아닐지. 


역지사지의 경험이 없는 사람일수록 ‘나는 당신과 다르다’ 라는 타자화로 뻗게 되고 그 타자화는 결국 ‘우리는 서로 연관이 없다’ 라고 단정하는 극단적 상대주의까지 진행된다. 어쩌면 ‘우리’라는 말이 무섭도록 편가르기를 조장하고, 한 개인의 고통을 더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진지해질 필요가 있다. 


 " 특권을 누리는 우리와 고통을 받는 그들이 똑같은 지도상에 존재하고 있으며 우리의 특권이 그들의 고통과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숙고해 보는 것, 그래서 전쟁과 악랄한 정치에 둘러싸인 채 타인에게 연민만을 베풀기를 그만둔다는 것, 바로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과제이다. " - 수전손택, 타인의 고통 중 -


고객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 ‘그때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라고 이야기하는 고객의 마음을 진심으로 공감하며 바라봐주고 있는가? 업무적 관점에서 나와 전혀 다른 세계의 타인이라 치부하며 내 마음의 안전을 위해 ‘객관적 거리두기’라는 이름으로 완벽히 정당화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강의준비는 늘, 이렇게 나를 사색하게 한다.
책 제목이 기억 안나서 1시간 헤맸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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