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areer Motivator Dec 16. 2019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

때로 기적을 일으키기도 하는 Thanks to 메일

“추가 합격하셨습니다. 출근 하시겠어요?”

면접에서 떨어진 회사에서 이런 연락을 받았을 때 기분이 어떨까? 직접 지원서를 넣은 구직자는 아니지만, 그걸 옆에서 바라본 상담사 입장에서도 이건 상당히 짜릿함을 느끼는 경험 중 하나인 거 같다. 

이런 일들이 간혹 왕왕 있었던 거 같은데, 가장 근래에 있었던 일을 글로써 기록해보고자 한다.


상황의 시작.

그 동안 취업이 잘 되지 않아 있는 속 없는 속 다 썩어가던 J군. 근래 정말 가고 싶은 회사가 생겼다며 자기소개서를 들고 왔고, 지원한 포지션에 맞게 대상지역에 대한 시장분석, 기업분석, 고객분석까지 꼼꼼하게 진행,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입사지원서를 작성했다. 이렇게 쓰고도 떨어지면 너무 억울할 거 같았는데, 다행히도 서류 합격. 이어 면접도 정말 치열하게 준비해서 실전에 투입! 


사실 면접에만 가면, 이 친구는 무조건 될 거 같았다. 

지원 기업의 비즈니스에 대해 샅샅이 분석한 건 당연, 이 친구는 첫 인상에 상대방에게 호감을 줄 만큼의 미남에 과하다 싶을 정도로 예의, 인성이 충만한 청년이었다. 착한 사람, 잘생긴 사람을 찾는 건 아니지만 사람이 행하는 채용에는 수 많은 오류들이 있으니, 후광효과도 기대할 만큼 탁월한 강점을 가진 친구였다.


면접이 끝나고 며칠 지나 힘 빠진 모습으로 상담실로 찾아왔다.

“선생님, 저 정말 그 회사 가고 싶었는데, 떨어졌어요. 정말 속상하네요.”

얼마나 가고 싶어했던 회사인지 알기에, 참 내 마음도 쓰리다. 

우선 면접에서 받은 질문 내용을 복기하기 시작했다. 어떤 질문을 받았고 어떻게 답변했는지, 당시 면접관들의 표정은 어땠는지? 전체적으로 경험자 기억에 의존하다 보니 정확하진 않지만,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그냥 걸러지는 베이스 역할은 아니었음을 인지, 두 번째 전략을 시도했다.


전략 실행

“혹시 면접관한테 받은 명함이나, 인사담당자한테 받은 메일 있어?” 

“네, 메일함에 면접 일정 안내 받은 거 있어요.”

다행히, 발신 전용 메일이 아니었고, 그 자리에서 감사의 인사 메일을 보낼 것을 권유했다. 담아야 할 내용은 이렇게 정리했다.

  1. 면접의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 너무 가고 싶었고 그만큼 열심히 준비했었는데 떨어져서 너무 안타깝다. 

  2. 다시 한 번 도전해 보고자 한다. 혹시 가능하다면, 면접장에서 본 나의 모습에서 어떤 부분을 더 

     보완했으면 좋겠는지에 대해 견해를 주시면 최선을 다해 보완해서 다시 인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3. 가벼운 엔딩멘트(날씨와 관련된 인사 같은)

면접관이 구직자를 적어도 부정적으로 인식하지 않았다는 점을 추정하고 마지막 혼신의 힘을 다해 메일을 작성해서 발송했고 답장이 오든 혹은 오지 않든 이렇게 미련을 떨쳐버리자고 권유.


“선생님, 저 추가 합격했다고 연락왔어요!”

오! 서프라이즈다. 정말.

사실 이런 결과를 조금 기대하긴 했지만 또 막상 현실로 마주했을 때 느껴지는 쾌감은 그 동안의 모든 피로감을 한 방에 씻어줄 만큼 강력!!!

서류를 쓰고 면접을 준비하느라 감내해야 했던 심신의 고통, 탈락 소식을 접하고 난 후 들었던 좌절감을 한 방에 회복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출근했고 회사가 너무 좋다는 후일담까지 전해 들었다. 연봉도 기대 이상으로 상당히 높았던 걸로… (부럽)


구직자들에게 이런 조언을 남겨보고 싶다. 

기업 채용담당자의 연락처가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채용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은 중견기업 혹은 내실 있는 중소기업에서는 이런 기회도 왕왕 발견할 수 있다. 최선을 다해본 사람이라면 마지막으로 한 번 정도 더 시도해 봐도 좋지 않을까? 결국 채용은 사람이 한다는 점을 인지한다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좋은 시도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진짜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속단하지 말고 Try~!


Caution!!

같은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라도 어떻게 쓰냐에 따라 뉘앙스가 달라진다. 읽는 사람 입장에선 그 차이는 확실하다. 내가 왜 떨어졌는지 따지는 뉘앙스라면, 오히려 부작용이 될 것. 

요점은 내가 최선을 다해 노력했고 너네 회사에 꼭 가고 싶은데, 혹시나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보완해서 다시 도전할 테니, 괜찮다면 그 점을 알려달라는 거다. 회사에 대한 로얄티를 보여주면서 바른 인성의 청년으로 포지셔닝 하는 방법.

 

내 작문과 독해 실력이 저 차이를 충분히 인지해서 표현해 내지 못한다면 이런 시도는 하지 말 길…


작가의 이전글 스토리는 스펙을 이길 수 없다(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