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를 잘하고 싶으면
대부분 사람들은 연구라고 하면 무언가를 깊이 들여다보는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연구를 업业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은 그거보다는... 하면서 더 많은 걸 이야기할 것이다. 그런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박사과정은 지도교수님이 시키는 대로 하는 곳이 아니다.
학부 석사를 통해서 학계에서 말하는 연구가 뭔지 알게 될 수도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연구가 뭔지 알게 된다. 그리고 박사과정을 어떻게 밟느냐에 따라서도 앞으로 연구자의 삶이 갈릴 수 있다.
박사과정은 연구자로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곳이지 '지도교수님이 하라는 대로 잘해서' 학위를 받는 곳이 아니다. 한국에서 교수를 하려는 사람들 중에 간혹 이런 태도를 가진 사람들을 많이 보는데 (심지어 유학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볼 수 있다) 이것은 매우 잘못된 태도이다. 물론 박사과정을 끝마치고 취업을 할 때 지도교수님의 영향력이 중요하지 않다고는 볼 수 없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지도교수님이 하라는 대로만 했다가는 연구자로 자립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런 교수는 본인이 자괴감에 휩싸여 시달릴 뿐만 아니라 존경하는 학생들도 없게 되기 마련이고 흔히 미국 학계에서 이야기하는 '죽은 나무 (deadwood)'가 되기 십상이다.
박사과정은 남들이 시키는 대로 하는 곳 또한 아니다.
더 명심해야 하는 것은 박사과정이 남들이 시키는 대로 하는 곳 또한 아니라는 것이다. 박사과정을 하면 여러 가지 인풋을 받게 되는데 그렇다고 그걸 무조건 비난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방향을 바꾸는 등 자신이 없고 불안한 행동을 보일 수 있다. 이렇게 남의 의견에 휘둘리다 보면 박사과정을 마치더라도 자립된 연구자로 성장하기 힘들어진다. 세상에 완벽한 연구는 없고 단점도 인정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현명하다. 비판을 두려워하는 연구자는 생산적으로 연구를 하지 못하게 된다.
자립심이 없는 연구자들이여 각성하라.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연구라는 것을 10년 넘게 해 오면서 여러 연구자들을 만났는데 가장 큰 단점이 위의 두 가지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과학을 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을 마주하는 것인데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우유부단하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더러 본다. 나이와 경력과 상관없이 그런 연구자들이 더러 존재하는데 성향이라고 하기에는 '아 저 사람은 박사과정 동안 제대로 훈련을 못 받았구나, ' 하는 평가가 저절로 생긴다. 자립적으로 연구하는 것, 그것이 연구자의 태도이다. 박사과정 동안 그리고 그 이후에도 독립적으로 연구를 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