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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이 Nov 08. 2022

그대의 달_ 대구 아트 페어 2022

수개월 전 메세지 한통이 전달되었습니다. 큰 수술을 받으시고 힘겨운 나날을 보내시고 계시는 중 금빛 달을 마주하시게 되었고 갤러리에 리스트를 올리셨다고요. 기다리시는 중인데도 행복한 마음이시라고요.


안타까웁고 감사한 사연에 조금 더 서둘러 그려드리고 싶었지만 참으로 오래 기다리시게 했습니다. 그분을 생각하며 그리고 쓰고 울고 웃고 밤을 새우며 작업했답니다.


신기하게도 작업하는 내내 유난히도 둥글고 밝았던 달이 시골 작업실을 밝혀주었지요. 덕분에 따뜻하고 밝은 에너지를 화폭에 듬뿍 담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의 그분이 걸어가실 길에 좋은 에너지를 넣어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정갈한 마음으로 진심을 담아 정성을 다하였습니다.



그대의 달 _Oil&Gold on Canvas Φ69x69cm


무수한 밤을 보내며

그 어둠 속에서 그 두려움 속에서도 당신은 참 강인한 사람이었어요.


하늘을 보아요.

당신은 별처럼 반짝이고 바람처럼 자유로울 거예요.

하늘을 보아요.

이제는 그대의 달이 어두운 밤을 환하게 비추어줄 거예요.



오랜만에 달 그림으로 인사드립니다.

어느새 달빛 그림은 저에게도 유일한 휴식과 함께 없어서는 안될 예술적 자양분이 되어주며 제가 가는 길에 소중한 동반자가 되어 주고 있답니다.


믿고 기다려 주시는 것에 깊은 감사를 드린답니다. 오래 기다려 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애써 서두르지 않으려고 늘 마음을 다잡는답니다. 다른 그림들은 구상 스케치가 완성되고 나면 제가 무리를 하고 서두르면 그만큼 또 열정적인 작품으로 완성이 되고는 하지요. 하지만 달 그림만큼은 제 마음이 동요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금이라도 서두르기라도 하면 대부분 그림이 미완성인 채로 사장되기 일쑤랍니다.


작가 마음에 들지 않은 작품을 소장가님께 전달해드리면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런 작품을 받아 든 소장가님은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요. 기계처럼 뽑아낸 작품이 작가로서 명예로울 수 있을까요.


사담입니다만, ^^ 십수 년 전 서울에서 전셋집을 빼고 그 돈으로 제주도에 집을 사기 위해 난생처음 제주에 입도했었지요. 그리고 입도한 첫날 공인 중개사께서 보여주신 첫 집을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 한 날을 잊을 수 없답니다. 남편에게는 미안하지만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에도 그러한 운명적인 느낌을 받지 못했는데 지금의 이 집은 정말로 딱 운명처럼 느껴졌어요. 그 따뜻하고 포근하고 확신에 찬 애정의 마음을 잊을 수 없답니다. 다른 집도 많으니 더 보여주겠다는 공인중개사분의 말을 뒤로하고 남편과 저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지금 이 집을 계약했었지요. 아, 그때는 다행히도 제주도 집값이 참 착했었습니다. �


그런데 종종 제 그림을 소장해주시는 컬렉터님들께 그런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는 소장 소감을 전해 들을 때마다 작품 또한 운명적인 만남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두고두고 든답니다.

당장에 인연이 되지 않았어도 한 작품 한 작품 발표되는 달 그림 또한 애정 깊은 마음으로 바라보아 주시고 언젠가 운명처럼 만나게 될 달 작품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 주시면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퇴색되지 않은 순수한 마음으로 사색하듯 명상하듯 작업에 임하겠습니다. 늘.. 진심으로.. 깊이깊이 감사드립니다.


11월 대구 아트 페어 출품작 은 바로 이전에 발표된 dress up 과 아직 미발표작인 금빛 달 한작품으로 총 두작품 갤러리 반디트라소와 함께 합니다. @gallery_banditraz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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