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저 편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직업군은?
기억 저 편의 뒤안길로 쓸쓸히 사라질 위기에 처한 직업들이 있다. 인간만이 할 수 있었던 노동 영역이 첨단기계와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면서 인간의 설 자리가 점점 사라져가는 위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기술 발전 속도를 보면 첨단기계와 인공지능은 더욱 많은 분야의 직업을 점유해 나갈 것으로 보여 씁쓸한 심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비관론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기에, 노동의 유연화를 기대해 볼 가치도 있을 것이다. 아래에서는 기술 발전에 의해 30년 내로 씁쓸히 사라질 위기에 처한 직업들을 정리했다. 비록 기술 발전이 야속하리만큼 씁쓸한 생각이 드는 목록일지라도, 또 다른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는 사유와 힘을 강구해 보는 시간을 마련해 보도록 하자.
스마트폰 한 대만 있으면 은행원을 거치지 않고도 계좌개설은 물론 상품 가입, 계좌이체 등 80% 이상의 은행 업무가 가능한 시대이다. 디지털 금융 확산에 의해 은행원 감소 속도가 빨라질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제기되는데, 카카오뱅크와 같이 오프라인 영업점과 은행원 없이 비대면 채널을 근간으로 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가 이를 일부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한 컨설팅 회사 오피마스는 핀테크(Fintech) 진화로 2025년까지 전 세계의 은행원 23만 명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관측이 이미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10년 전만 해도 지하철과 버스터미널 등에서 항상 만날 수 있었던 매표원은 자동화기기와 무인판매대로 인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지금의 단 한두 명 정도만이 보이는 매표원조차 만날 수 없게 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매끈하고 큰 화면에 다양한 버튼을 가진 자동화기기가 사람의 승차권 판매 및 무임권 교부, 교통카드 판매 및 보충 업무를 대행하고 있어 매표원이 사라질 확률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유통업계에 부는 ‘무인마트’ 열풍은 마트 내 일자리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선보인 인공지능 식료품점 ‘아마존 고(AMAZON GO)’는 미국 내에서 상용화되고 있고, 중국, 일본 등 전 세계에 급속도로 확산될 조짐이다. 국내에서도 일부 마트 등에 무인 시스템 도입이 늘고 있어 기술 개발이 진전되면 유통 분야 고용 인원이 급속도로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종합적 판단력을 필요로 하는 사무직에서도 AI 도입이 늘고 있어 사무직종 역시 기술 발달로 인한 일자리 감소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인간의 지능보다 더 뛰어난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게 되면 단순 사무직원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문제점은 여러 번 제기되어 왔다. 실제 LG전자 사례에 따르면 빅데이터, 딥러닝 등 인공지능 기술을 사무직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아직까진 인공지능 기술이 사무직 업무 전체를 대체할 순 없겠지만, 단순 사무직종에는 순차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채널을 근간으로 한 인공지능 챗봇의 확산으로 인해 텔레마케터 상담 직종은 가장 급속한 속도로 일자리가 감소될 위기에 놓여 있다. 실제 공공기관이나 은행 업무를 위한 비대면 채널 발달로 인공지능 챗봇이 텔레마케터 업무를 대행하는 현상을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다만 세부적인 텔레마케팅 업무를 요하는 직종에서는 챗봇이 인간의 역량을 전부 대행할 수는 없기 때문에 완전한 대체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고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속기문자를 사용하여 발언자의 발언내용을 받아쓰거나 컴퓨터속기계로 기록하는 일에 종사하는 속기사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인공지능 기술이 실시간으로 사람의 말을 받아쓰거나 통번역까지 척척 해내고 있어 속기사 일자리를 잠식할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이 불거진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속기사는 현장 분위기를 비롯한 비언어적인 부분까지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일로, 인공지능이 분위기나 감정선까지는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일자리 시장을 위협할 대체율은 소폭일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인공지능 기술은 가게 점원의 업무를 완벽히 대체할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된다. 인공지능은 쇼핑을 하는 사람들이 어떤 제품을 관심 있게 보고 있는지, 어떤 가격을 지불할 것인지를 알려주기도 하고, 판촉 영역에서도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응용 탓에 실제 미국, 중국, 일본 등에서는 옷 가게 점원이 사라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10년 전에 비해 온라인 쇼핑이 크게 활성화되면서 사람들은 예전에 비해 오프라인을 통해 물건을 구매하지 않게 됐다. 비단 옷뿐만 아닌 모든 생활용품, 가구 등을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추세가 늘어난 만큼 가게 점원들 또한 급속도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통번역 직종도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기술 진보로 인해 10년 안에 줄게 될 것이란 전망이 여러 차례 제기된 직종 중 하나다. 실제 인공지능 분야의 자연어 처리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되면서 번역의 경우 실시간 번역기 가능할 정도가 되었다는 시각이 나온다. 실제 구글은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해 유튜브 자막 번역, AI 음성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한 다중언어 번역 등의 진전을 이룬 대표적인 선두 주자로 꼽힌다. 다만, 인공지능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문장이 길어지거나 전문 번역을 요할 시에는 사람의 역량을 전부 대체하기가 어려워 일자리 자체를 넘볼 수준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최근 셀프 무인시스템이 확산되면서 편의점에서도 무인화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이에 편의점 업계에 무인시스템이 확대될수록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들의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감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물론 아직까지는 술, 담배 등 구입에 있어 미성년자 확인을 위해 편의점 내 직원은 필수적이기 때문에 완전 무인 편의점이 되기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실제 스마트GS25, 이마트24셀프 일부 점포에서는 무인 혹은 일부 직원을 두는 형태로 운영 중이다.
첨단기술과 스포츠의 결합이 갈수록 다양해질수록, 인공지능 심판이 영역을 확대할 전망이다. 실제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는 10년 내 로봇이 대체할 직업군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심판은 로봇 대체 확률이 9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난 직종 중 하나다. 이미 공정한 심판을 위해 선수의 눈속임이나 오차를 정확한 확률로 잡아내는 VAR(비디오 판독 시스템)의 효율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공지능 기술까지 심판 판정 영역에 확대된다면 TV 스포츠 중계에서 심판의 생생한 판정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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