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라이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데일리 Sep 22. 2020

일코노미 시대에 맞춰 변화된 사회

나홀로가구 600만, 일코노미시대에 맞춰 변화하는 사회


바야흐로 일코노미가 뜨고 있다. 일코노미는 1인(1人)과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economy)가 합쳐진 말로 혼자서 경제생활을 꾸려나가는 이들로 인해 나타난 새로운 트렌드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 가구는 2018년 10월 기준 578만 8,000가구에 달한다. 이는 지난 2000년 222만 가구에서 2.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20여 년 만에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린 것. 전체 가구 비율도 29.2%로 기존의 기본 형태였던 4인 가족을 뒤로하고 가장 많은 가족 구성 형태로 조사됐다. 나홀로 가구 600만이 이끌어가는 일코노미시대에 맞춰 변화하는 사회상을 들여다봤다.

1인 가구의 지출이 더 높다


한 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 중 취업자는 353만 7000가구로 61.1%에 해당한다. 과반이 넘는 수가 경제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소비 생활로 이어지고 있다. 독립된 생활 기반을 꾸리고 있는 1인 가구는 의식주 모두 개인이 해결하기에 지출의 폭도 클 수밖에 없다. 모 금융그룹이 국내 1인 가구에 대해 조사를 펼친 결과 나홀로족은 평균 매달 123만 원씩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주거비용, 음식과 식료품, 비주류음료 등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는 데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히 숨만 쉬어도 돈은 나간다는 말이 과언이 아닌 것. 결과적으로 이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경제력의 지속이었다고. 보다 많은 이들이 함께하는 가구보다 생활비의 부담이 큰 상황에서 1인 가구에 걸맞은 가성비와 효율성은 필수적으로 챙겨야 할 요소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이미 유통시장에서는 나날이 급증하는 나홀로족을 겨냥한 맞춤 제품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낭비 없이 오롯이 1인을 위한 제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편의점 등 유통업계의 1인 맞춤 제품 인기


먼저 1인 가구에 접근성이 뛰어난 편의점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한 예로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종합 가정간편식 브랜드 ‘소반’은 현재 누적 판매량은 500만 개를 넘어섰다. ‘바쁜 당신을 위한 가장 편리하고 행복한 식탁’이라는 콘셉트로 1인 가구에 알맞은 메뉴를 제공하며 덮밥류, 반찬류, 면류 등 총 24종의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저녁 6시부터 자정까지의 시간대별 매출이 전체의 44%라는 게 두드러지는 특징. 이는 퇴근 후 집에서 간편히 가정식을 먹고자 하는 나홀로족들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편의점인 GS25 또한 간편 요리 반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5.4% 신장했다고 밝혔다. 200~300g의 소포장 상품들이 주를 이루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주류의 사이즈 또한 작아져 기본으로 알려진 500ml에서 350ml를 거쳐 최근에는 125ml 미니 캔맥주까지 등장했다. 더불어 집에서 휴가를 즐기는 ‘홈캉스(홈+바캉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운동하는 ‘홈트(홈+트레이닝)’, 집에서 커피를 내려먹는 ‘홈카페’ 등을 위한 다양한 1인 기구와 시설들의 등장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혼밥족을 위한 1인 메뉴 속속 등장


단순히 외식을 혼자 하던 것에서 벗어나 ‘혼밥족’들을 위한 1인 메뉴의 성장도 눈에 띈다. 별다른 조리과정 없이 팩을 개봉해 데워먹으면 되는 ‘가정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은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한 대표주자다. 이들 제품은 간이 다 되어 있으며 내용물도 한 끼 식사에 적합한 양으로 구성되어 있어 다른 식재료를 살 필요가 없고 기본 이상의 맛을 낸다는 것이 장점이다. 다른 요리의 베이스로 활용할 수 있는 효율성과 빠른 조리시간 등도 나홀로족이 찾는 이유. 이마트의 피코크,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시리즈 등에서 한우곰탕, 육개장, 미역국, 차돌박이 된장찌개 등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정량의 각종 식재료, 양념장 등을 손질해 두어 그대로 조리만 하면 음식이 완성되는 요리 세트인 ‘밀키트(Meal Kit)’도 인기다. 식구 수가 많다면 외식보다 식재료를 직접 구매해 조리하는 것이 저렴할 수도 있지만 혼자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그렇다고 항상 외식을 전전하는 것도 어려운 일. 밀키트는 정량의 식재료와 부재료가 담겨 있어 잔여물이 거의 없고 그에 따른 음식물 찌꺼기 발생이 적은 점 등의 장점이 있다. 업계는 밀키트 시장의 규모가 올해 400억 원에서 2024년에는 7000억 원대로 대폭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1인가구를 위한 가전제품 출시


가전 시장에도 1인 가구를 겨냥한 출시 바람이 거세다. 작은 공간에도 사용하기 편리한 소형 가전이 그 중심에 있다. 실외기가 필요 없는 창문형 에어컨은 원룸이나 전셋집에도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어 수요가 늘고 있다. 1~2인 가구를 겨냥한 콤팩트한 사이즈의 정수기들도 등장하는 중이다. 이들 정수기는 무게가 가볍고 가로 폭이 좁아 공간 효율성이 좋다. 또한 자가 필터 교체 방식을 적용해 정기적으로 필터를 소비자에게 택배 등으로 전달해 스스로 교체할 수 있도록 했다.


대량의 밥을 짓지 않아도 되는 나홀로족을 위한 맞춤 밥솥도 인기다. 5~6인을 중심으로 한 기본형이 아닌 1~2인용으로 작지만 기본적으로 밥 짓는 기능은 갖춘 스마트한 제품들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 이외에도 라면 포트나 샌드위치 메이커, 미니 블렌더, 토스터와 커피 머신을 결합한 기기 등 이른바 혼족가전들도 출시 이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간편하게 튀김류나 고기류를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에어프라이기도 혼자만의 고급스러운 한 끼와 더불어 깔끔한 뒤처리를 원하는 1인가구들에 사랑을 받는 아이템이다.

금융도 1인 가구 맞춤 상품 출시 잇따라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금융 상품도 등장하고 있다. 1인 가구 고객에게 우대금리와 보험 가입 서비스를 제공하는 적금이 출시되는가 하면 1인 가구 전용 보험상품과 추가 적립 혜택을 주는 카드도 나왔다. 우리은행은 나홀로족을 타깃으로 ‘올포미(ALL for me)정기적금’을 출시했다. ‘나만을 위한 나만의 적금’이라는 타이틀로 가입 후 만 3개월 경과, 적립금 50만 원 이상일 경우 리조트나 펜션 무료 1박 숙박권이 주어진다고. 


KB국민은행은 ‘KB 1코노미 스마트 적금’을 내놨다. 공과금 자동납부, 1코노미 카드 보유, 외화 환전 실적 등 6개 항목에 해당할 경우 각 0.1% 우대이율을 준다. 기본 이율은 연 2.15%이며 여행과 레저를 즐기는 1인 가구를 위해 여행자 보험, 신(新)주말 상해사망후유 장해 보험, 자동차 사고 시 성형치료비 보험을 무료로 제공하는 게 특징. 이밖에도 1인 가구가 늘어남으로 인해 긍정적인 전망이 예상되는 기업을 향한 투자 펀드에도 관심이 모이는 상황이다. 

1인가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관련시장도 커질 것으로 예상


이처럼 사회 전반에 다양한 변화를 불러온 1인 가구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통계청은 2045년 1인 가구 숫자가 809만 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체 가구의 36.3%에 해당하는 수치이며 3분의 1이 넘는 가구가 싱글족이라는 셈. 여기에 가정을 꾸려도 자식을 갖지 않고 둘만의 삶을 꾸려가는 딩크족 등이 합쳐지면 그 수는 더욱 커지게 된다. 이처럼 1인 가구의 수가 늘어나며 이에 따른 관련 시장도 더욱 커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 가전, 금융뿐만 아니라 여럿이 모여 살던 대가족에서 핵가족화되면서 주택에서 아파트, 빌라 등으로 주택 시장이 바뀌었듯이 더욱 관리가 쉽고 안전하면서 쾌적한 소형 주거 공간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1인 가구의 경우 은퇴 이후에 대한 염려가 크다는 점을 들어 개인연금 등 노후를 위한 플랜 제시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어느덧 우리 사회 깊숙이 보편적인 현상이 된 일코노미의 성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더욱 궁금해진다.


저작권자 ⓒ 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