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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알고 싶은 남해 [감성 숙소 | 봉전다락]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가슴 졸이던 순간으로부터 

딱 5시간 멀어지기


글ㆍ사진 ㅣ 김문영


상주 은모래비치에서 언덕을 바라보기


다양한 여행 스타일이 있지만, 나는 붐비지 않는 마을을 여행하는 것 그리고 좋았던 곳을 또 가는 것을 좋아한다. 시간이 꽤 지났을 때 달라진 풍경을 보는 것, 우연히 들렸던 가게를 다시 방문해 예전의 추억을 회상하는 것, 다른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또 다른 추억을 쌓는 것. 그 모든 순간이 나를 살아있게 한다.


보리암


국내에서는 평창, 강릉, 고창, 제주를 자주 가는 편이다. 비교적 번화한 도시에 가서도 핫한 곳은 피하고 사람 없는 길로만 다닌다. 서울은 늘 회색빛이지만, 지방으로 가면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색을 가진 자연의 풍경도 충분히 본다. 너무나도 좋아하지만 자주 못 가는 곳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남해. 서울에서 차로 5시간 정도 걸리는데 기차로는 갈 수 없다. 가서도 차가 있는 것이 편하기 때문에 차를 끌고 큰마음을 먹고 가야 한다. 


언덕에서 상주 은모래비치 바라보기


멀고 멀지만 남해 도착해서 한적한 동네를 걷고 고요한 바다를 바라보면, 시끄럽던 서울에서 가슴 졸이던 순간에서 딱 5시간만큼 멀어진 기분이 든다. 물리적으로 떨어진 거리만큼 평안을 찾는다. 


왕복 10시간 답게 이번 여행은 2박 3일로 잡았다. 남해 여행은 3번째 였는데, 처음 가보는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곳들이 많았다. 첫날에 비가 정말 많이 와서 조금 그친 후에 출발하였더니, 저녁 8시쯤 봉전다락에 도착했다.



화이트 앤 우드톤의 인테리어에 은은하게 조명이 켜져 있어서, 봉전다락의 첫인상이 포근하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조식 박스 위에는 봉전 다락 굿즈인 에코백과 엽서가 있었다. 호스트의 다정한 인사를 받으니 잘 도착했구나 싶었다. 부랴부랴 오느라 물도 못 사 왔는데 냉장고 안에 생수가 준비되어 있었고, 조식 박스 안에는 지역특산물인 주전부리와 2일 치 아침으로 나누어 먹을 컵라면, 시리얼과 우유가 있었다.



짐을 간단하게 옮겨둔 뒤 호스트님이 추천해 준 '남해촌닭'으로 치킨을 먹으러 갔는데, 우연히 인생 치킨, 인생 얼음 생맥주를 만났다. 얼음 생맥주가 정말 맛있고 도보로 4분밖에 걸리지 않으니, 이 글을 읽고 남해촌닭에 가는 사람들은 배달시키지 말고 꼭 가서 드셨으면 좋겠다. (다음날에도 또 가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휴무였다. 꼭 다시 가리라….)



봉전다락으로 돌아와서 친구의 생일 기념으로 케이크에 초를 불었다. 모두 오래 달려온 탓에 피곤해져 흑백요리사를 보다가 일찍 잠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어제 어두워서 보이지 않던 디테일들이 보인다. 천장 무늬로 봉전다락 로고를 만드셨구나. 앞치마를 비롯해 집안 곳곳에서 로고를 발견할 수 있다. 더불어 아기자기한 주방 펜던트 조명까지. 


2박 3일로 여행을 오니, 둘째 날 아침이 바쁘지 않아서 천천히 스테이를 구경할 수 있었다.



작고 귀엽지만, 필요한 것은 모두 있었던 주방.



오른쪽은 안방으로 퀸 침대와 빔프로젝터가 있다. (자기 전에 침대에 누워서 볼 수 있음!) 가운데는 화장실과 샤워실로 가는 문인데 안쪽으로 들어가면 큰 조적 욕조가 있다.



우리는 피로를 풀러 밤에 이용했는데, 유리블럭 사이로 들어오는 볕이 예쁘니 2박 3일 묵는 사람들은 낮에 몸을 담가도 좋겠다.


봉전다락 예약하기



3인 이상 예약을 하면 다실에 퀸 매트리스를 깔아주신다. 침구도 포근하고, 방음도 잘되어서 푹 잘 수 있었다. 다실 왼쪽에는 다락방이 있다.



다락방에서 편히 시간을 보냈으면 했는지 스피커, 선풍기와 함께 작은 책장과 보드게임, 소품들이 있었다. 책장을 살펴보다가 '포스트잇 라이프'를 발견했다. 엄마와 딸이 각자의 삶을 살며 짧게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를 냉장고에 포스트잇으로 붙이는데, 사춘기를 겪는 딸과 늘 옆에 있을 것 같던 엄마가 아프게 되는 시기를 참 잘 표현한 책이다. 오랜만에 짧게 읽으며 다시 한번 엄마에게 잘해야지~ 하는 마음을 품고 내려왔다.


언니네 - 치즈김밥


봉전다락은 남해에서 비교적 번화한(?) 곳에 있는데, 가까이에 집도 많고 가게도 꽤 있는 편이다. 가장 먼저 간 곳은 도보 10분, 차로 3분 거리에 있는 '언니네'라는 분식집과 '끽'이라는 로스터리 카페다. 



남해에 함께 간 친구들은 8년 전에 커피 수업을 하다가 만난 친구들인데, 우리는 1년에 적어도 한 번씩은 카페투어를 간다. 새로운 지역을 여행하며, 맛있는 커피를 하루에 두 잔 이상은 꼭 마신다.



너무 맛있어서 다음날 또 간 끽. 핸드드립, 라떼 모두 맛있고 핸드드립은 가격도 합리적이어서 남해 오는 친구들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샌드위치도 매우 매우 맛있었음!



예전에 궁금해서 저장해 두었던 '돌창고 프로젝트'. 일제가 쌀을 수탈하기 위해 만든 창고에서 100년을 지나 도자기 공방, 상점, 소규모 갤러리가 되기까지 많은 이야기가 쌓인 곳이었다.



가게들이 대부분 일찍 닫기도 했고, 해지기 전까지의 시간을 좀 즐기고 싶어 봉전다락으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에 만난 마시멜로들과 노랗게 익어 고개를 숙이기 시작한 벼. 차를 세우고 잠깐 논과 밭을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오늘 9월 22일은 추분으로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날이었다. 추분을 즈음하여 논밭의 곡식을 거두어들인다고 했는데, 이렇게 남해에 내려와 자연을 보니 절기도 가을도 눈으로 실감할 수 있었다. 



마시멜로의 용도가 갑자기 궁금해져 검색해 보니 벼 수확 후 공기를 차단한 상태에서 발효시킨 볏짚을 비닐로 밀봉해 놓은 '곤포 사일리지'이고, 겨울철에 소의 먹이가 된다고 한다.



어젯밤 흑백요리사를 봐서 그런지(?) 저녁은 중식이 당겨서, 근처 중식집에서 저녁을 시켜 먹고 다실에 있던 녹차를 내려 마셨다. 



아, 낮에 남해에서 들린 곳이 하나 더 있는데, '모음집'으로 차 도구를 파는 곳이다. 예전에는 차실로도 운영했었는데 지금은 숍으로만 운영하신다. 여러 작가님의 작품도 있고, 부부웍스가 직접 만든 패브릭도 구매할 수 있다. (나는 3번째 이미지 오른쪽 선반에 있는 주전자와 코스터를 구매했다.)



마지막 날 아침이 되어서야 하늘이 맑게 개었다. 아쉬운 마음도 들었지만, 비 오는 남해, 흐리고, 맑은 모습까지 다 보고 나니 좋았다.



주차는 대문을 열고 마당에 주차할 수 있는데, 은근히 마음이 편하고 좋았다. 짐 옮기기도 편하고!



떠나는 우리에게 인사하듯 이름 모를 나무와 야외 테이블이 햇빛을 받아 반짝반짝하게 빛이 난다. 남해 여행은 이번에도 충분히 좋았고, 느슨해진 마음이 다시 또 답답해 질쯤 또다시 오게 될 것 같다. 


아! 지금 봉전다락은 '숙박세일페스타' 할인 쿠폰을 이용해 4만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완연한 가을을 느끼고 싶다면, 겨울이 오기 전 남해로 훌쩍 떠나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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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er 김문영
필름 사진을 찍고 커피를 좋아합니다. 여행은 종종 계획 없이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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