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글 ㅣ 김한솔
사진 ㅣ 김한솔, 손종현
정말 오랜만에 가는 부산이다. "마! 부산아이가!" 왜 '부산'만 들으면 자동적으로 부자연스러운 사투리가 튀어나오는지. 어색한 사투리라도 이 한마디 내지르고 나면 흥이 절로 난다. 신기한 주문과도 같다.
짐이 많은 보부상 부부는 대중교통이 어려워 자차로 부산을 향해 떠났다. 여행길이니 쉬며 놀며 부산까지 걸린 시간은 6시간. 뉘엿뉘엿 해가 저물 때쯤 도착했다.
오늘의 숙소인 '온유지스테이'는 광안리 해변 바로 앞에 있다.
빼곡히 들어서 있는 건물에 크고 작은 간판과 많은 차들, 그 어느때보다 도심 같은 이 여행지의 첫인상이다. 이런 도심에 바로 바닷가라니! 비 오는 날씨의 저녁시간이었지만 광안리 앞은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광안리 앞 수많은 건물 중 하나의 건물로 들어간다. 1층에 올리브영이 있는 이 영락없는 상가건물에 숙소가 있다니 신기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익숙한 숙소의 풍경이 나왔다. 1층의 북적거림은 잠시 접어두고 고요하며 적막하다. 어디에서 잔잔한 노래소리가 흘러나온다.
깔끔하고 무드있는 객실이다. 묵직한 우드톤의 인테리어가 차분한 인상을 준다. 'Family Private Ryokan' 객실은 객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3인 이상의 인원이 쓰기에 딱 좋게 널찍하다. 2인이라도 넓게 공간을 쓰고 싶다면 좋을 만한 사이즈다.
실제로 방문해보니 기준인원 4명에 최대6인까지 사용할 수 있는 객실이라 거실, 주방, 두 개의 방, 욕실로 공간이 잘 구분되어 있었다.
거실 공간의 평상에는 정갈한 직사각형이 모인 창살로 드리우는 조명이 아름답다. 객실 내부에 간접조명이 많기 때문에 무드 있는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요즘 야식과 맥주로 군살 이슈가 생겼기 때문에 얼굴이 너무 많이 나오는 사진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 실루엣이나 성냥개비 정도의 크기로 나오는 사진들이 참 좋아졌다.
평상 위에 매달린 이 주전자는 분명 방문객들이 한 번씩은 열어봤을 터. 무게가 꽤나 묵직하다. 오브제라고는 알았지만 숙소를 들어오면 '이건 뭐지' '이건 또 뭐야!' 하며 슬쩍 탐방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주방은 간단히 음식을 데울 수 있는 인덕션 화구와 식기가 있었다. 간단한 주방용품이 준비되어 음식을 싸와서 먹어도 좋을 것 같다. 아니면 저녁을 먹고 들어와서 간단하게 후식을 즐겨도 좋을 만한 주방!
기본 4인인 객실이라 그런지 넉넉히 들어있는 어메니티. 번화가에 있는 숙소라 언제든지 편의점에서 사올 수 있겠지만, 그래도 어메니티가 없으면 조금 아쉽다.
한쪽의 대나무 모형과 격자무늬의 창살은 일본 분위기를 띄고 있다. 욕실과 히노끼탕이 있는 만큼 일본 료칸 컨셉으로 인테리어한 것이 아닐까 하는 찰나의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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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의 공간을 하나씩 둘러보며 잠시 쉬어본다. 숙소를 여러 군데 다니며 인테리어와 공간 구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한정된 공간에서 투숙객의 동선, 감성, 편의성 등을 다 잡으려고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을지. 그렇게 봤을 때 이곳은 '패밀리 프라이빗 료칸' 이라는 이름과 걸맞게 료칸 컨셉으로 공간을 잘 구성해놓은 객실이다.
사이즈가 비슷한 방이 2개 있다. 우리는 2인이었기 때문에 한 방은 그냥 짐가방을 넣어두는 용도로 썼다. 방 하나가 여유 있었기 때문에 숙소를 어지르면서 쓰지 않아도 되어서 한결 편했다.
두 방 모두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어 쾌적했다. 방의 사이즈도 비슷했다. 콘센트 또한 각 침대 머리맡에 2개씩 있으니 자기 전에 휴대폰 도파민도 실컷 즐기다 잘 수 있다.
TV의 유무로 두 방을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 TV가 없는 방에는 작은 창문이 있어서 바깥과 더욱 근접하기 때문에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날 생각이라면 TV가 있는 방으로.
비는 언제 그치려나. 가져온 우산을 객실 입구에 말려두었다. 비가 오는 바람에 이동이 너무 힘들다. 하지만 여기는 광안리 바로 앞. 걱정이 없지! 바로 내려가서 이 번화가를 즐겨보리라!
1층 올리브영을 비롯하여 광안리 해변 앞에는 음식점과 놀거리가 풍성했다. 내가 지금 있는 여기가 성수인지 홍대인지 강원도인지. 저녁이라 한쪽은 칠흑 같은 바다, 일렁이는 광안대교. 한쪽은 번쩍이는 네온사인을 자랑하는 번화가라니.
숙소에서 나와서 조금 걷다가 밀면집으로 들어갔다. "부산하면 밀면 아입니까악!" 또 한번 흥 오르는 멘트를 해주고 당당히 입장해본다. 광안리를 바라보며 먹는 밀면! 정말 황홀하기 그지없다. 밀면을 먹고 광안리 앞을 거닐었다. 맛있고 힙한 것들이 한가득이라 차마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이자카야에서 하이볼도 마시고 들어왔다.
흥나고 신나게 광안리를 섭렵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여기는 또 밖과는 다르게 차분한 공기가 흐르니 이제 여유롭게 히노끼탕을 즐길 준비를 해본다.
성인 둘이 들어가도 자리가 한참 남는 히노끼탕. 물을 받는것도 시간이 꽤 걸린다. 우리는 들어오자마자 히노끼탕을 즐길 심산으로 바로 물을 틀어놓는 치밀함을 보였지.
오랜 이동시간과 비바람을 뚫고 부산 광안리를 즐긴 피곤함과 노곤함을 족욕으로 풀어본다. 따뜻하고 향기로운 히노끼탕은 여행객의 고단함을 풀어주는 용도로 아주 적절했다.
따뜻한 히노끼탕의 온기를 느껴본다. 늦은 시간임에도 바깥은 여전히 불타는 밤을 즐기는 사람들의 열정으로 후끈하다.
생각지도 못한 광안리의 HIP함에, 그야말로 문화충격을 받은 이야기로 온유지스테이의 히노끼탕을 달군다. 마치 공연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온 아티스트의 느낌이 이럴까. 화려했던 시간이 흐르고 객실은 차분하다. 차분해서 좋다. 고요하게, 그렇게 숙면을 취하며 부산 숙소 온유지스테이, 그리고 'Family private Ryokan' 방에서의 하루가 저문다.
바다를 좋아하는 이들의 심장을 뛰게 하는 이름, 바로 오션뷰. 온유지스테이 객실 중 광안리가 보이는 객실은 Ocean이 붙는다. Ocean 객실은 총 3개의 객실타입이 있으니 인원수를 고려하여 예약하면 되겠다.
구름이 낀 흐린 날이었지만 객실 입구부터 환한 빛이 반겨준다. 객실 한면이 통창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부산의 햇살과 바다에 반사된 빛이 들어오기에 제격인 구조.
광안리 바다가 보이는 통창으로 히노끼탕과 침대가 놓여져 있다. 통창이 주는 시원함이 탄성을 자아낸다.
통창 사방으로 광안리의 해변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광안리의 상징인 광안대교, '안녕 광안리' 등 광안리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바다를 참 좋아하는 1인으로, 날씨가 조금 아쉽지만 흐린날의 바다도 참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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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신한 침대 옆에서 광안리를 연신 내려다보다가 따뜻한 차를 한 잔 해본다. 숙소에서 이뤄지는 모든 행위를 광안리를 바라보며 할 수 있다는 점이 황홀하다. 아참, 욕실은 객실 입구쪽에 있어서 욕실의 사생활은 지켜주는 구조!
수납공간이 어마어마한 주방과 테이블, 옆에는 쇼파, 스탠바이미가 있다. 평일이라 업무 보기 바쁜 인생의 동반자이자 여행의 동행자가 테이블 위에 노트북을 놓고 열일 중이다.
주방을 둘러싼 저 모든 나무가 수납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납장에는 식기와 냉장고, 전자레인지, 옷걸이 등 마법의 옷장 마냥 열어보는 재미가 있었다. 수납공간이 이렇게 많다니. 나중에 집이 생겨서 인테리어를 하게 된다면 주방 공간은 이렇게 구성하고 싶다. 구체적인 구상은 없지만 어렴풋이 상상해본다.
이렇게 황홀한 뷰를 실내에서만 즐길 수 없지! 머무름만으로도 쉼이 되는 숙소지만 또 언제 올지 모르는 부산이기 때문에 몸을 슬슬 움직여본다.
든든한 돼지국밥, 용궁사와 해운대에서 근사한 저녁식사까지. 우리의 추억에 '부산' 이라는 카테고리가 넉넉하게 생겼다.
부산을 바쁘게 훑고 돌아온 우리의 오션뷰 숙소. 낮에는 광안리 해변이 반짝인다면 저녁엔 광안대교가 반짝인다. 낭만이 가득하다. 가득한 낭만의 도시라고 칭해본다.
그리고 이제 잠에 들 시간. 낭만도 낭만이지만 우리의 사생활을 지킬 때가 되었다. 객실 통창에는 전동 블라인드가 달려 있어서 손쉽게 내릴 수 있으니 프라이버시 걱정이 필요 없다. 낭만적인 BGM을 찾아서 틀어놓고 잠을 청해본다.
다음날 아침. 선물같이 날씨가 개었다.
반짝이는 윤슬에 여행자의 눈동자도 빛난다.
바다는 뭐니뭐니해도 날씨가 좋을때 보는게 나의 취향이다. 물결에 따라 빛나는 윤슬은 언제보아도 참 아름답다. 이런 날 히노끼탕에 들어 앉아 있다면, 광안대교와 맞물려 마치 항해를 하는 배에 타고 있는 기분일 것이다.
카메라를 들어 풍경을 계속 담아보았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는 또 다른 이들을.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 말고도 각자의 인생과 삶이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해지는 것이다.
비단 같은 바다와 같은 공간에 있어도 각자에 사연에 맞춰 다른 감정을 느끼겠지만, 밝게 빛나는 바다 앞에서는 모두가 행복한 마음이었으면 좋겠다.
길만 건너면 광안리 바다니까, 또 부랴부랴 나와서 광안리를 품어본다. 또 언제 올지 모르는 부산의 모습을 하나라도 담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인 여행. 접근성이 좋은 숙소였기 때문에 더욱 많은 것을 경험하고 느낄 수 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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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er 김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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