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uu Nov 21. 2020

첫사랑이란 폐허

사랑이야기(4)

첫사랑 by luu


첫사랑이었다.


애틋하다 못해 불태우는 사랑이었다.

그 사람의 얼굴을 보고 있어도 보고 싶었다.

같이 흐르는 시간조차

같이 스쳐거리조차

어디 하나 애틋하지 않은 게 없었다.


불같은 사랑이었다.

내게는 산불이었다.


 버리고 그 사람을 택했다.

그 사람 한마디에 내 세계는  무너져 내렸다.

내 눈가가 퉁퉁 불어 터져

더 이상의 눈물이 나지 않을 때까지

나는 나를 돌아보지 않았다.


늘 불안했고 여유롭지 못했다.

늘 초조했고 내 안의 불씨를 속으로 삼켰다.

꾸며진 모습만 보여 주고 싶었고

무장 해제된 나를 차마 보여줄 수 없었다.


내 세계는 전쟁의 폐허처럼 황폐했다.

그걸 복구하는데 그 사람은 필요치 않았다.

오로지 나만이, 나만이 그곳을 다시 채울 수 있었다.


난 평화롭고 싶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유 없이 너를 부른다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