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의 체육시간.
처음으로 오래 달리기를 하던 날의 기억이 난다.
운동장 5바퀴.
1000m 정도 되던 그 거리를 쉬지 않고 한 번에 다 달려야 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출발선에 선 나는
선생님의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어라? 조금 지나고 보니 나는 1등으로 달리고 있었다.
내 앞에 달리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걸 알았을 때의 그 째지는 기분.
나는 더 힘을 내어 격차를 벌리고자 속도를 내었다.
하지만 운동장을 한 바퀴 지나고 나니 나를 앞지르는 친구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고 힘이 완전히 빠져버린 나는 결국 그 그룹에서 꼴찌로 달리기를 마쳤다.
요령이 없었던 것이다.
체력이 빠질걸 알고 힘을 분배했어야 했는데 나는 의욕만 앞섰을 뿐이었다.
일을 하는 데 있어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어떤 중요한 일을 시작하게 될 때
그것을 어떻게 해서든 제대로 성공시키고자 하는 마음에 너무 힘을 빡 준 나머지 평소보다 오버하게 되거나 너무 많은 에너지를 초반 스퍼트에 쏟아내어서 결국엔 그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하지 못한 채 흐지부지 마무리하게 되는 경우가 더럿 있었다.
인생은 참으로 아이러니해서
내가 정말 원하고 바라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 엄청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쏟았음에도 얻어지는 결과가 실망스러울 때도 있는 반면
어떤 것들은 정말 힘 빼고 큰 노력을 들이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의도치 않게 소위 대박스러운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있음을 종종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모든 일에 요행을 바랄 수는 없는 법.
항상 꾸준히 노력은 하되 어느 순간에 힘을 더 줘야 할지를 아는 지혜가 필요하달까.
축구선수가 킥을 할 때도 공을 차는 그 순간에 결정적인 힘을 집중시키듯이 일을 하는 데 있어서도 그런 요령이 필요한 것 같다.
모든 일에 있어서 우선순위를 생각하고 힘을 줄 때와 뺄 때를 제대로 알자.
야근만이 능사가 아니다.
인생은 길고 할 일은 언제나 쌓여있다.
짧은 시간 집중해서 일하고 쉴 땐 쉬어야 한다.
주말엔 쉬고 잠도 좀 푹 자고.
결국 이 말을 하고 싶어서 지금까지 이 글을 빌드업하듯 썼나 보다.
”휴가 가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