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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영 Apr 16. 2022

곱하기를 잘하면 대통령이 된다고? (#가지)

곱하기가 싫은 영석이가 그린 가지(Branch) 이야기

정월대보름이 되면 우리 조상들은 지난 한 해 동안 있었던 나쁜 일들을 연에 적어서 하늘로 날려 보냈다. 그러면 나에게 있었던 나쁜 일들도 연과 함께 멀리 날아가버린다고 여겼었다. 

초등 1~2학년 학생들과 함께 정월대보름과 관련된 수업을 하며 "나에게 있었던 나쁜 일들, 혹은 지금 나를 힘들게 하는 일들을 연에 적어서 날려 보내보자"라고 하며 연 그림에 적어보도록 했다. 

“공부가 힘들어요.”

“학원 가기 싫어요.”

“동생이 자꾸 놀아달라고 해요.”

“곱하기가 힘들어요.”

“엄마가 TV를 가까이에서 본다며 혼내셨어요.”

학생들은 연 그림에 이런 얘기들을 적어주었다.


“그래요, 그러면 학원에 가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TV를 가까이에서 보면 어떻게 될까요? 내가 그런 행동을 했을 때 나에게 어떤 일들이 일어나게 되는지 포스트잇에 한 장씩 적어보도록 할게요. 예를 들어 TV를 가까이에서 보면 어떻게 될까요? 눈이 나빠져요? 그러면 눈이 나빠지면 어떻게 될까요? 그다음에 또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포스트잇에 적어보세요. 그림으로 그려줘도 괜찮아요.”

영석이는 곱하기가 싫어서 공부가 싫다고 했다. 

(학생들이 포스트잇에 적은 내용 중 ‘곱하기가 싫어요.’라고 적었던 영석이의 가지를 소개해본다.)


“영석아 곱하기가 싫어서 안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 포스트잇에 그림으로 그리거나 글로 적어볼 수 있을까?”

영석이는 혼자 적어보겠다며 포스트잇을 들고 가서 조용히 적기 시작했다. 

그리고 칠판에 자신이 작성한 포스트잇을 한 장씩 붙여주었다.

영석이가 그려준 가지(Branch)

곱하기를 안 하면(공부를 안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질문했는데, 영석이는 곱하기를 하면(공부를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지 가지를 작성해주었다. 놀라웠던 건 "그런 행동을 하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요? 포스트잇에 한 장씩 적어볼게요."라고 질문만 해줬는데 이렇게 가지를 잘 작성할 줄이야.


영석이는 마지막에(주황색 포스트잇) “결국 곱하기를 해서 대통령이 된다고 합니다.”라고 적어주었다. 가지를 그리고 나서 곱하기가 싫다고 했던 영석이의 얼굴이 밝아졌다. 

"와! 곱하기를 하고 공부를 하면 영석이가 대통령이 된다고 적어주었네요.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곱하기가 어려워도 열심히 해볼게요."
곱하기가 싫어서 공부하기가 싫었던 영석이는 곱하기를 하면 대통령이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스스로 발견하고 이제 곱하기 공부가 좋아졌다고 했다. 


가지는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도록 행동을 강화시키기도 하고, 자신의 부정적인 행동이 강화되었을 때 나쁜 결과들이 더 강화가 되어 행동을 스스로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게 하기도 한다. 

(*곱하기를 좋아하게 된 영석이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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