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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영 Apr 21. 2022

너는 얼음 들판 위를 떠도는 북극곰이었어! (#구름)

구름을 그려 북극곰을 도울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다

몇 년 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존하고 있는 북극곰이 폭염 속 우리에서 작은 대야의 물로 더위를 식히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학대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었다. 동물원 측은 물 교환 시기에 촬영된 영상이라고 해명했지만 동물보호단체들은 하루에 80km 이상 먼 거리를 이동하는 북극곰이 좁은 우리에 갇혀 살고,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 지내는 것만으로도 학대라고 지적했다. 

동물권 단체는 국내에 유일하게 남은 북극곰이 남은 생을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더 나은 환경의 세계 유수 동물보호단체나 기관으로 보내달라고 요구했고, 동물원 측에서는 북극곰의 나이가 많아 이관이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과 함께 동물권 단체와 동물원 측의 주장을 알아보고 구름을 그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보았다.   


"북극곰이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동물권 보호단체와 동물원의 의견이 달라 갈등하고 있어요. 양측은 어떤 주장을 하고 있나요?"

"북극곰을 해외 시설로 옮길지 동물원에 그냥 살도록 할지 갈등하고 있어요."

"맞아요. 그러면 동물권 보호단체와 동물원은 각각 무엇을 위해 그런 주장을 하고 있는지 알아볼게요. 
동물권 보호단체에서는 무엇을 위해 북극곰을 해외 보호시설로 옮기자고 주장하고 있나요?"

"북극곰이 먼 거리를 이동하며 살아야 하는데 동물원은 너무 좁아요."

"북극곰이 사는 집이 너무 더워요."

"북극곰이 사는 곳에 얼음이 없어요."

학생들은 현재 북극곰이 어떤 환경에 살고 있는지 잘 이야기해주었다.

"맞아요. 그래서 동물권 보호단체는 북극곰을 해외 보호 시설로 옮겨서 더 나은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하자고 주장하고 있어요.
그런데, 동물원은 어떤 주장을 하고 있나요?"

"북극곰을 동물원에 그냥 두자고 하고 있어요."

"맞아요, 왜 동물원에서는 북극곰을 동물원에 그냥 두자고 하고 있나요? 북극곰을 해외 보호 시설로 옮기면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요?"

"북극곰이 나이가 너무 많아서 외국으로 가다가 죽을 수도 있어요."

"그래요. 동물원의 북극곰이 해외 보호 시설까지 가기 위해서는 아주 긴 여행을 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북극곰의 나이가 많아서 옮기기가 힘들다고 하네요. 그래서 동물원은 북극곰의 안전이 보장되려면 북극곰을 동물원에 그대로 둬야 한다고 주장하는 거라고 해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 내용을 구름의 상자에 적어보았다. 

<구름 읽는 방법>
북극곰이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북극곰이 더 좋은 환경에서 살게 해야만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북극곰을 해외 보호 시설로 옮겨야 한다. 
한편, 북극곰이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북극곰의 안전을 보장해야만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북극곰을 동물원에 그대로 둬야 한다. 

"그럼 여러분은 북극곰을 해외 보호 시설로 옮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나요? 아니면 동물원에 그대로 둬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저는 동물원에 그대로 둬야 한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외국의 더 좋은 곳으로 옮기다 죽을 수도 있으니까요."  승재가 말했다. 


"그러면 북극곰을 동물원에 그대로 두면서 북극곰이 더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포스트잇에 그림으로 그려보세요. 그리고 선생님이 준비한 수수깡, 찰흙, 종이접시 등의 재료로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모형으로 만들어보세요."

학생들은 북극곰을 동물원에 두면서 북극곰이 더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해결책을 찾고, 이 아이디어를 모형으로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북극곰이 더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동물원에 보내 건의하기로 했고, 동물원에 학생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메일로 보냈다. 

2018년 10월. 영국으로 이주를 앞두고 있던 북극곰 통키는 노환으로 사망하고 말았다. 

하지만 아직도 동물원에는 통키와 같은 동물들이 남아있다. 

나뭇가지를 타고 숲을 누비던 긴팔원숭이는 우리 안의 세상이 전부인 듯 매달려있고, 구름처럼 하늘을 날던 새들은 아무리 날갯짓을 해도 하늘 위로 날아오를 수 없다. 바람처럼 초원을 달리던 치타는 자신이 얼마나 빠른 동물이었는지 알지 못한다. 


이 동물들을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까?

구름을 그려 동물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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