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은영 Jul 27. 2021

07. 9월 학기제를 도입해야 할까? 하지 말아야 할까

9월 학기제 도입하면서 사회적 혼란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2020년 5월. 교육부는 고3 학생들의 등교 수업 시작일을 기존 13일에서 20일로 일주일 더 연기하고, 그 외 학년의 등교 수업 일정도 일주일씩 늦추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총 다섯 번째 등교 개학이 연기되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학습 공백이 생기게 되면서 '9월 학기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주목받게 되었다. 9월 학기제는 1학기를 3월이 아닌 9월에 시작하는 제도로 미국을 비롯한 유럽, 중국 등 많은 나라에서 운용 중이다. 

하지만 학기제를 개편하게 되면 초.중.고 학생들의 학사 일정을 변경해야 하고, 대입 일정 변경, 입대 일정 조정, 기업들의 취업 일정 조정 등 사회적으로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해 그동안 9월 학기제 논의는 주목받지 못했다. 

나는 학생들과 함께 9월 학기제 도입을 둘러싼 갈등 문제를 구름으로 그려 해결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지속되면서 교육부에서는 등교 수업 시작일을 일주일 더 연기하겠다고 발표했어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학습 공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고, 그로 인해 가을 학기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주목받고 있답니다. 여러분은 9월 학기제를 도입하는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저는 9월 학기제를 도입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학생들이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학습을 하면서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 부분을 보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민준이가 말했다. 

"다른 친구들 의견은 어떤가요?"

"저는 온라인 개학을 하면서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학생들의 학습에 도움을 주려면 9월 학기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온라인으로 학습을 하면서 시간 맞춰 들어가는 것도 힘들었고, 모르는 게 있어도 선생님께 여쭤보지 못했어요. 온라인 서버에서 튕기거나 렉이 걸리는 경우도 많았고, 집에서 공부를 하다 보니 너무 편안하고 피곤해서 집중이 안 되는 경우도 많았어요." 수빈이가 말했다. 
서윤이는 "저는 선생님이 안 계셔서 모르는 게 있거나 궁금한 것이 있어도 질문을 못했어요"라고 했고, 정현이는 "저는 학교 공부를 온라인에서 하니까 수업이 너무 길어서 힘들었어요."라고 말했다. 

"여러분 모두 9월 학기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군요. 그럼 선생님은 9월 학기제를 도입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에서 이야기해보도록 할게요."

"학생들의 학습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9월 학기제를 도입해야 할 거예요. 하지만 반대하는 측에서는 9월 학기제를 도입하면 사회적으로 혼란스러워질 거라는 우려를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9월 학기제가 시행되면 초등학교 1학년의 수가 어떻게 될까요? 지금의 1.5배의 학생들이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을 하게 되는 거랍니다. 거기에서 오는 문제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학생들에게 질문했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늘어나면 교실이 부족해질 거예요."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도 부족하고 고3 수험생들과 재수생들은 입시 준비를 6개월 더 해야만 해요."


"맞아요,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나이 차이로 불편함을 겪게 될지도 몰라요. 또 이런 어려움뿐만 아니라 취업을 준비하는 고3 학생들이나 대학생들은 취업을 6개월 더 미루게 되는 등 9월 학기제 시행 초기에는 사회적으로 혼란스러울 거예요.

자, 그럼 그동안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9월 학기제를 둘러싼 갈등을 구름으로 그려보며 갈등 상황을 명확하게 이해해보도록 할게요."

"9월 학기제를 도입해야만 한다라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무엇을 위해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주장하고 있나요?"
"9월 학기제를 도입하면 학생들의 학습에 도움을 줄 수 있어요."
"그럼 9월 학기제를 도입해야만 한다 측의 필요(Need) 상자에 '학생들의 학습에 도움을 준다'라고 적어 볼게요."

"다음으로 9월 학기제를 도입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무엇을 위해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주장하고 있나요? 9월 학기제를 도입하면 어떻게 될 것을 걱정하고 있는 걸까요?"
"9월 학기제를 도입하면 사회적으로 혼란스러워질 수 있어요."
"그럼 9월 학기제를 도입하지 않아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측의 필요(Need) 상자에는 '사회적 혼란을 줄인다'라고 적어볼게요."

"그럼 마지막으로 학생들의 학습에 도움을 주고, 사회적 혼란을 줄이면 어떤 상태가 되는 걸까요? 그 내용을 공통목표 A 상자에 적어볼게요."
"모두가 행복하고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어요."
"좋아요, 그럼 우리가 이야기 한 내용을 구름에 정리해볼까요?"


"그러면 이번에는 왜냐하면 상자를 적으면서 학생들의 학습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왜 9월 학기제를 도입해야만 한다고 주장하는지 알아볼게요.


9월 학기제를 도입하면 왜 학생들의 학습에 도움을 주기 어렵다고 하는 걸까요?"
"학생들이 학습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공부를 보충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고3 수험생들이 공부를 제대로 못해 시험을 제대로 못 칠 수 있어요."
"학습 공백으로 인해 학력 격차가 많이 생겼기 때문이에요. 학습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9월 학기제 도입이 필요해요."
"온라인 개학을 하면서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학생들이 말했다. 

"그럼 여러분이 말한 내용들을 찬성 측의 왜냐하면(가정) 상자에 적어볼게요."

"그럼 이번에는 반대측의 입장에서 생각해볼게요. 반대측에서는 사회적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9월 학기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9월 학기제를 도입하면 왜 사회적으로 혼란스러워진다고 할까요?"
"9월 학기제를 처음 도입할 때는 돈이 많이 들어가게 돼요. 
초등학교 1학년 수가 많아지면 교실도 새로 지어야 하고, 선생님도 더 많이 필요해요. 그리고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6개월을 더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학원비 등의 돈을 더 많이 써야 해요."
"9월 학기제로 바뀌면 그것과 연결된 모든 일정들을 변경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는 것은 너무 힘들어요."

"좋아요, 그럼 여러분이 이야기 한 내용을 아래쪽 반대측의 왜냐하면(가정) 상자에 적어볼게요."

"9월 학기제 도입을 둘러싼 갈등 문제를 구름으로 그려보니 어떤가요? 잠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이야기 나눠볼게요."

"구름을 그리기 전에는 9월 학기제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이렇게 구름을 그리고 9월 학기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니 9월 학기제를 시행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느끼는 9월 학기제의 가장 큰 장점은 지금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사실 처음이다 보니 완벽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학원을 다니고 과외를 하는 학생들과 하지 않는 학생들의 차이가 너무 크게 벌어지고 있지요. 하지만 9월 학기제를 도입하면 정상적인 수업을 받으면서 그 차이를 좁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9월 학기제의 단점도 있습니다. 일단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사회가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잠시 동안 힘든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9월 학기제의 장점이 더욱 크게 다가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9월 학기제가 시행되기 전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학생들도 그동안 공부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민준이가 구름을 그린 후 느낀 점을 말했다. 
"저는 9월 학기제를 도입하는 문제에 대해 찬성하는 쪽의 입장으로 치우쳐져 있었는데, 구름을 그린 후에는 반대측의 주장이 옳은 것 같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9월 학기제를 도입하면 너무 많은 비용이 들고, 1학년 나이차의 혼란과 모든 일정이 밀려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반대측의 입장이 더 옳다고 느껴집니다." 수빈이가 말했다. 
"저는 구름을 그리기 전에는 9월 학기제 도입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구름을 그리고 난 후에는 9월 학기제를 도입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9월 학기제가 장점도 많지만 나이 차이, 취업 문제, 비용이 너무 큰 단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9월 학기제를 도입하면 일정을 아예 바꿔야 하기 때문에 그 일정에 적응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서윤이가 말했다.
"저는 구름을 그리고  9월 학기제를 더욱더 도입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코로나 확진자 수가 0명이 나올 때까지 학생들은 대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학교에서 마련한 준비도 든든히 갖춰질 것이고,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으로  9월 개학 전까지 수업을 받을 것입니다. 학생들은 그동안 잘 버텨서 온라인 수업에 익숙해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정현이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9월 학기제 도입을 둘러싼 갈등 상황을 구름으로 그려본 학생들은 9월 학기제 도입을 반대하는 측의 입장을 이해하고, 다양한 관점으로 갈등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구름을 그려 양측의 필요(Need)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해결책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갈등 상황을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9월 학기제는 도입되지 않았다. 9월 학기제 도입을 하지 않으면서도 학생들의 학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해결책들은 마련이 되었을까?

작년 5월,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던 9월 학기제 도입을 둘러싼 갈등 상황을 회고해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